축구경기에서 교체선수가 골을 넣으면 팀의 사기가 더욱 올라가는 것과 같이 야구에서도 대타로 기용된 선수가 결정적 한 방을 터뜨려 주면 분위기는 일 순간에 바뀐다. 12일 LG와 기아의 경우가 그랬다.
LG와 기아가 대타요원 이성열, 이재주의 활약에 힘입어 귀중한 1승을 거뒀다. LG는 이날 승리로 4연승 콧노래를 부르며 단독 4위에 올랐고 ‘꼴찌’ 기아는 공동 6위팀 현대, 한화와의 격차를 2게임차로 좁혔다.
***기아 이재주, 역대 통산 대타 홈런 1위(13개)**
김진우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현대에게 초반 3점을 뺏겨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가던 기아 유남호 감독은 3회말 2사 2,3루 기회에서 심재학 대신 이재주를 기용했다.
프로야구 역대 통산 대타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주는 유남호 감독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현대 선발 전준호의 공을 강타해 비거리 1백30m짜리 좌월 3점포를 때려냈다. 개인 통산 13개째 대타 홈런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이재주의 동점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꾼 기아는 4회말 상대실책과 이종범의 적시타를 묶어 6대3으로 앞서 나갔다. 현대는 5대6까지 추격했지만 8회부터 등판한 기아 윤석민의 호투에 밀려 무릎을 꿇었다.
***대타 이성열, 8회말 동점포**
잠실구장에서도 대타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LG의 대타작전은 1대4로 뒤져 패색이 짙던 8회말 적중했다.
LG는 8회말 선두타자 박병호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종열이 또다시 중전안타를 만들어내며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냈다. 후속타자는 최근 타격 감각이 좋은 조인성. 하지만 이순철 감독은 한화가 마무리 투수 지연규를 마운드에 올리자 곧바로 이성열을 대타로 투입했다.
6할대의 대타 성공률을 기록 중인 이성열에 대한 이순철 감독의 믿음 때문이었다. 우투 좌타인 이성열은 지연규의 시속 1백44Km짜리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동점 3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LG는 이후 한규식의 적시타와 마테오의 좌월 2점홈런으로 한화를 7대4로 눌렀다. 경기후 LG 이순철 감독은 “물론 조인성도 최근 컨디션이 좋지만 이성열이 좌타자이며 3점을 따라가야 가능한 상황이라 모험을 걸었고 잘 들어맞았다. 결국 대타 작전은 선수가 감독을 만들어 주는 것같다”고 밝혔다.
이성열은 순천 효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 2차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였지만 같은 포수 포지션의 조인성에 가려 지난 해 까지 단 1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무명선수였다. 하지만 이성열은 이날 홈런을 포함해 올 시즌 대타로만 11타수 7안타(6할3푼6리)의 맹타를 휘두르며 LG 트윈스의 '복덩이'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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