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핵문제 해결 위해 남.북 적극 대화해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대중 전 대통령 "핵문제 해결 위해 남.북 적극 대화해야"

김 전 대통령 "일본에 가서 우리 국민 우려 충분히 설명하겠다"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미래'라는 주제로 12일 한신대학교 개교 65주년 기념 초청강연에 초대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강연문을 낭독한 뒤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도 동북아 정세에 대한 자신의 분석과 해법에 대한 철학을 특유의 거침없는 언변으로 쏟아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 "핵 문제 해결 위해 남.북은 서로 적극적으로 대화 임해야"**

우선 최근 '북핵 위기'에 대한 남한 정부의 대응 자세에 대한 질문에,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남한을 중재자로 최대한 활용해야 하고, 남한도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대화한다'는 자세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북한과 대화에 나서 핵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남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으로서는 일단 핵 문제를 양보하더라도, 미사일 문제, 생화학 무기 문제, 수도권을 겨냥한 장사포 문제, 인권 문제 등 계속해서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은 남한을 중재자로 세워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과 경제제재 조치 해제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얻어야 하고, 이것이 북한이 얘기하는 '민족자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한 정부에 대해서도 "핵 문제는 민족의 생사가 달린 문제"라며 "일부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대화에 나설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남한이 적극 대화에 나서야 하고, 당장 판문점에서라도 만나 당국자 회담을 열어야 하는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 정상회담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동북아 안정을 위해 미국을 우리가 활용해야 한다"**

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와 미국과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 "우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지만, 상당한 규모와 실력을 갖춘 군대를 보유하고 있고,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며 정보화 지식산업 시대에 앞서가고 있는 민족으로 자신감을 갖고 대해야 한다"며 "미국은 우리와 접경하고 있는 러시아, 중국, 일본과는 다르게 봐야 하고, 현재 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 동북아 정세를 안정케 하는 균형자 역할을 하도록 우리가 적극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미국의 균형론자 역할을 얘기했더니, 김 위원장도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혀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6자 회담을 잘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일본이 과거사 반성.사죄 않는 것은 역사 잘 모르기 때문"**

이어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왜곡' 등에 대한 질문에 김 전 대통령은 "98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수상이 '과거 일본이 한국에 많은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사죄한다'고 말해 참 기뻤고, 이후 월드컵을 성공리에 공동개최하고 문화교류를 통해 한류의 기초를 닦는 등 5년간 한일관계를 발전시켜왔는데, 최근 일본이 갑자기 우경화 돼 걱정스럽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이 일어서니 일본이 자극 받아 우경화 되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도 최대한 정치적으로 이용해 군사력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 방향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 및 사죄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일본 사람들에게 과거 일본이 한반도와 아시아에 한 행위를 설명해 주면 일본 사람들이 '진짜 그랬느냐'며 사죄를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에 일본에 가면 동경대에서 강연도 하고, 방송.신문사와 인터뷰도 하겠지만, 내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지 의문이다. 하지만 충정을 다해서 우리 국민 심정 일본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독일의 예를 들며 "독일은 2차 대전 후 유태인 학살에 대한 반성으로 역대 총리들이 아우슈비츠 기념탑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등 전쟁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를 어린 시절부터 교육해 다시는 그러한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독일은 이때문에 유럽사회의 신뢰를 받고 EU를 주도하게 됐으며, 결국 유럽사회의 신뢰를 바탕으로 통일까지 이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 "WTO 세계 무한경쟁 속에 신자유주의 채택 불가피한 측면 있어"**

이어 '빈부격차'가 사회 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5년 동안 소득격차 문제를 최소화 하려고 무진장 노력했지만 뜻한대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빈부격차는 세계적 불안 요소로 종교.인종 등의 갈등도 결국 빈곤 문제가 밑바닥에 깔려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과거 민족경제 시절 관세장벽을 쳐 놓고 기업들을 육성해 왔지만, WTO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며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들과 제품들만 성공할 수 있는 무한 경쟁의 시대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다만 "정부는 극빈층의 최저 생계비를 보장하고, 장애인에 대한 생활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저소득층은 교육을 통해 생계를 이어 갈 수 있도록 지원 하는 등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정책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장에는 한신대 재학생 및 일반 청중 7백명이 모여 김 전 대통령의 강연을 청취했으며, 김 전 대통령이 입장할 때와 퇴장할 때 기립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 전 대통령도 이날 질의에 대한 답변 중간중간에 농담을 섞어가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연에 앞서 사회자가 김 전 대통령이 한신대에 기증한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한다'는 뜻의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는 친필을 공개하자, 김 전 대통령은 "올 때 맨손으로 오지 말고 글씨나 하나 써오라고 해서 못 쓰는 글씨 하나 써왔는데, 이렇게 여러분 앞에 공개할 줄 알았으면 좀 더 열심히 써 올 걸 그랬다"고 말해 청중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