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신사참배ㆍ독도ㆍ교과서가 한일관계 암초"

"암초 제거 안하면 또 걸려. 사죄에 합당한 행동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6일 "우리국민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독도 등의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과거 침략과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간주하고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세 가지 문제를 한일관계의 '암초'로 표현하면서 일본 측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노대통령 "암초는 제거하지 않는 한 또 다시 걸린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전 다케베 자민당 간사장, 후유시바 공명당 간사장 등 일본 연립 여당 간사장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새로운 사죄와 반성이 아니라 과거에 행한 사죄와 반성에 합당한 행동을 실천으로 옮겨 달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동북아시아와 한.일 관계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불안을 가지고 있다"며 "불안의 근거는 일본이 침략과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보이는 일련의 언행을 하기 때문"이라고 일본의 책임을 물었다.

노 대통령은 "일본이 진정으로 한국, 중국 등 이웃 나라와 서로 존중하면서 평화를 만들고 협력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됐다"며 "일본이 스스로 경계한다면 우리 국민이 경계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본이 경계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경계하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난 정부 이래 우리는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한일관계는 불안하나마 균형점을 갖고 유지돼 왔지만 참여정부 들어 최근 일본이 야기한 독도, 역사교과서 등 암초에 걸려 한일관계가 어려워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 암초를 제거하지 않는 이상 양국관계는 또 다시 암초에 걸리게 돼 있다"며 일본 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암초'의 하나로 지목하면서 일본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과 관련, 김만수 대변인은 "신사참배가 양국관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일본 쪽에서 알아서 결단할 문제라는 정부의 기존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에 일본 연립여당 간사장 일행은 "노 대통령의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금일 면담을 통해 분명한 문제의식을 가졌으며 양국간 신뢰관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고이즈미 친서로 "한국측 심정 무겁게 받아들인다"**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다케베 간사장을 통해 노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노 대통령의 3.1절 연설 및 '한일관계 관련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 담겨 있는 한국 측 심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고 다케베 간사장이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시 과거사 관련 일본 측의 인식을 밝혔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해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진지한 의견 교환을 갖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다케베 간사장이 밝혔다.

또 다케베 간사장은 유골봉환, 사할린 한인문제 및 원폭 피해자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