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민족의 혼이 서려있다고 믿고 있는 유니폼을 신성시하며 광고도 하지 않았던 스페인 축구 명문클럽 FC 바르셀로나가 1백6년간 지켜왔던 전통을 깰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FC 바르셀로나, 중국과 5년 광고**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 데포르티보>는 5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와 중국정부가 5년간 최소 9천5백만유로(한화 약 1천2백40억원)에 유니폼 광고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유니폼 광고 계약은 2008년 올림픽 개최 도시인 베이징을 홍보하기 위한 중국정부와 재정 확충과 아시아시장 확대를 노리는 바르셀로나 호안 라포르타 사장간의 최종 조율만 남아 있는 상태다.
계약이 확정되면 바르셀로나는 유니폼을 통해 2008년까지 베이징 올림픽을 홍보하고 2009년부터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홍보할 예정이다.
바르셀로나는 중국정부와의 광고계약으로 막대한 재정확충과 함께 소시오(socio)로 불리는 시민 서포터스의 지원에서 벗어나 재정자립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바르셀로나로서는 잉글랜드 팀들이 추진해 온 클럽 매출 중 TV 중계권과 입장수입의 비율을 줄이는 선진적 경영을 도입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삼성-첼시 광고계약에 자극 받았나**
다만 1백6년간 지켜오던 ‘광고없는 유니폼’의 전통을 깨뜨린 걸 팬들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가 관건이다.
프랑코 장군의 독재정치로 자신들의 언어와 국기인 센예라를 빼앗기는 등 말살정책에 시달렸던 카탈루냐인들에게 중앙정부의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분출구는 바르셀로나 뿐이었다. 때문에 카탈루냐인들은 그동안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까지도 신성시했고 유니폼 광고는 꿈조차 꾸지 않았다.
최근 삼성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가 5년간 5천만파운드(한화 약 9백50억원)를 조건으로 체결한 유니폼 광고계약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다각적인 구단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조류를 바르셀로나만 거스르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바르셀로나와 함께 유니폼 광고를 하지 않았던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대표적 클럽 아틀레티코 빌바오는 올 시즌 UEFA 컵 몇 경기에 바스크 자치정부를 홍보하는 유니폼 광고를 했다.
축구를 통한 저항의 상징이었으며 ‘단순한 하나의 축구 클럽 이상(More than a club)’이라는 의미심장한 모토를 지니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변신은 당분간 유럽축구계의 화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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