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패스트볼과 슬러브로 보스턴 좌타자들을 꽁꽁 묶은 박찬호가 시즌 3승째를 따냈다. 박찬호는 29일(현지시간) 지난 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과의 홈경기에서 7이닝 동안 3안타 2실점으로 상대타선을 막아내며 팀의 7대2 승리를 이끌었다.
좌타자 4명, 스위치 1명 등 5명이 왼쪽 타석에 들어선 보스턴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박찬호가 신무기 투심 패스트볼로 자신감 있는 승부를 펼친 게 승리의 열쇠였다.
박찬호는 1회말 행크 블레이락의 적시타로 얻은 1점을 3회까지 잘 지켜냈다. 4회말 박찬호는 선두타자 조니 데이먼과 트로트 닉슨을 범타로 처리했지만 라미레스, 오티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후속타자 케빈 밀라는 우중간 큰 타구를 쳐냈고 발빠른 텍사스의 우익수 게리 매튜스 Jr.가 끝까지 쫓아갔지만 공이 글러브를 튕기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2사 이후 2점을 실점한 박찬호는 빌 뮐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1대2로 뒤지던 텍사스는 6회말 중심타선이 박찬호의 호투에 화답했다. 텍사스는 델루치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마이클 영, 테세이라가 각각 유격수 땅볼과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델루치는 성실한 베이스 러닝으로 3루까지 진출했다. 언제 폭투가 나올 지 모르는 보스턴 선발투수 웨이크필드를 심리적으로 압박한 셈이다. 텍사스는 이후 블레이락의 중전안타로 1점을 얻고 소리아노가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며 전세를 4대2로 뒤집었다.
텍사스는 7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챗 알렌이 보스턴의 바뀐투수 마이크 마이어스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8회말에도 2점을 더 추가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박찬호는 7이닝 동안 안타 3개, 2실점을 기록하는 한편 삼진은 7개를 잡아내는 인상적인 호투를 하며 방어율을 3.86까지 끌어내렸다. 박찬호는 탈삼진 25개로 아메리칸리그 공동 6위에 올랐다.
AP 통신은 29일 "박찬호가 시즌 최다인 7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4회를 제외하면 박찬호는 전년도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 타선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반면 아메리칸리그 방어율 1위를 달리던 보스턴의 팀 웨이크필드는 방어율이 2.78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3년간 좌타자들을 상대로 2할9푼2리의 저조한 피안타율을 기록했던 박찬호는 이날 경기에서 조니 데이먼에게 맞은 안타를 제외하곤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좌타자 몸쪽으로 오다 스트라이크 존에 걸리는 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이날 승리로 메이저리그 통산 1백승에 3승만을 남겨 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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