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을 역사에 정사(正史)로 자리매김하는 뜻 깊은 일이 시작됐다.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정리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 된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이사장 박형규 목사)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신동아 화재 건물에서 현판식을 가지고 업무에 들어갔다.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는 지난해 제정된 '민주화운동기념사업법'에 의한 특수법인으로 지난해 7월부터 설립을 준비해왔다.
이날 출범식에는 고 박종철군의 부친 박정기씨, 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여사, 함세웅 신부, 이돈명 변호사, 정해숙 전교조 초대위원장 등 민주화운동 인사들과 이만섭 국회의장, 이부영, 정대철씨 등 여야 국회의원, 이근식 행정자치부장관 등 3백여명이 참석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독 축사에서 “우리의 민주화 운동은 수백 명의 고귀한 생명이 민주제단에 바쳐졌지만 이처럼 철저하게 비폭력, 평화투쟁을 고수한 운동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박형규 이사장은 기념사업회의 출범에 대해 “많은 고난과 희생을 겪었던 민주화운동이 역사에 정사(正史)로 자리매김 하도록 자료를 모아 통합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계속 계승 발전 하도록 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서 앞으로 추진할 10대 사업계획도 발표했다. 기념사업회는 기념관건립, 사료수집, 연구서편찬 등 이제까지의 민주화운동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분야와 시민교육 등 민주주의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하는 분야로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민주주의를 달성된 목표가 아니라 이상적인 지향 점으로 삼고 계속 다양하게 지원하고 기여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록보존이상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범식에 참석한 80년대 운동권 이론가 최민씨는 “우리가 민주화과정에서 다른 나라의 도움도 받았듯이 기념사업회가 다른 나라의 민주화를 돕는 역할도 하길 바란다”고 소망을 말했다. 정대철의원은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은 우리의 건국이념과 함께 소중하게 다음 세대에게 계속 계승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념사업회는 민주화운동 기념관건립과 사료편찬을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경실련으로부터는 트럭 1대 분량의 각종 성명서와 내부자료 등을 기증받았고 천주교인권위원회, 대한변협 등의 단체들로부터도 각종 자료를 기증받았다.
기념사업회 김영준 기획실장은 “탄압과 혹독한 감시로 인해 운동에 직접 참여한 개인이 자료를 보관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자료수집이 어렵다”고 말하고 “시민들이 간접적인 경로로 입수하게 된 자료의 기증이나 운동 참여자의 기억을 되살린 구술도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측은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관련단체나 개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기다리고 있다. (연락처 02-3709-7500,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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