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선수협회가 최근 야구계 뿐 아니라 축구계에서도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월드컵경기장의 축구, 야구 겸용논란에 대해 "월드컵의 역사적 상징인 상암경기장의 존속은 가능하지만 심각한 적자상태에 빠져있는 대전, 대구, 광주 구장은 겸용구장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선수협, 경제성을 잣대로 월드컵경기장 활용을 고려해야**
선수협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월드컵경기장의 활용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 것은 축구팬들을 자극하자는 게 아니다. 미래를 무시한 무리한 재정투입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고 향후 개선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경제적 측면에서 월드컵경기장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선수협은 축구 뿐 아니라 야구, 농구 등 다른 경기를 통해 조성된 스포츠토토 수익금도 축구장 건설채무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선수협은 "지난 2004년 스포츠토토 수익금 중 총 55%에 달하는 1백84억원의 자금이 남아있는 축구장 건설채무 2천1백3억원의 상환에 매년 사용된다. 올해는 야구토토의 예상매출증가로 인해 약 3백50억원에 달하는 스포츠토토 수익금이 축구장 채무상환에 사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선수협은 "정부는 수조원에 달하는 국민세금이 들어간 월드컵경기장에 또다시 국민의 혈세가 매년 수백억씩 낭비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체육시설들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각계 전문가가 포함된 '국가스포츠시설 운영위원회(가칭)'를 문화관광부 내에 즉각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협은 그러나 "월드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상암구장의 전용은 김재박 감독의 사견일 뿐 이것이 야구계 전체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축구계, "노후한 야구장 개선이 먼저"**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한 10개의 월드컵경기장은 월드컵 유치와 함께 축구팬들이 고생해서 이룩한 한국축구의 상징적 건축물이다"라며 "주위에서 어떤 황당한 주장을 하더라도 월드컵경기장은 꼭 지킬 것이다"라는 강력한 의지표명을 한 바 있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야구계가 월드컵경기장의 겸용구장화를 논하기 이전에 돔구장 건립과 함께 노후한 프로야구 경기장의 리노베이션을 좀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마땅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월드컵경기장의 경제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입장은 타당성을 갖고 있지만 월드컵경기장의 겸용구장화는 경기장 건립 전 논의됐어야 가능하다는 지적이 강해 실제로 월드컵경기장의 겸용구장화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월드컵경기장의 겸용구장화는 겸용구장을 활용하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처럼 지방자치단체와 해당 연고구단간의 이해관계가 맞기 전까지는 일어나기 힘든 부분이라는 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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