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한국전력에게 패한 뒤 선수대기실에서 두 명의 선수를 구타해 파문을 일으키고도 이를 부인해 물의를 빚은 LG화재의 신영철 감독이 네티즌의 불길같은 항의에 굴복, 22일 한국배구연맹 홈페이지에 구타 사실을 시인하는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LG화재의 '가벼운 징계'에 대해 강력반발하고 있어 과연 파문이 쉽게 가라앉을지는 의문이다.
***신영철, 폭행 부인하다가 말 바꿔 "사과"**
신영철 감독은 “수십년 배구선수 생활과 코치를 거쳐 작년초 처음으로 LG화재의 감독직을 맡게 됐다. 큰 뜻과 의욕을 가지고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지만 제 의욕만큼 성적이 안 나올 때는 고민도 많이 하고 실망한 적도 많았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지난 14일 한국전력과의 경기 후 선수대기실에서 선수들과 미팅을 갖던 중 선수들에게 정신교육차원에서 기합을 줬다. 그 와중에 제가 순간 평정심을 잃고 두 명의 선수에게 저지른 불미스러운 행동을 한 점 팬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
신 감독은 그러나 “저의 문제로 인해 한국배구계 전체가 절대로 호도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출범한 한국프로배구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아껴주시고 응원해 달라”며 “향후 저의 거취는 전적으로 구단에 뜻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배구팬들, "LG화재, 이것도 징계냐" 반발**
LG화재는 22일 한국전력과의 경기 후 선수들에게 기합을 주고 목 부위를 차는 등의 폭행을 행사한 신 감독에게 엄중 경고와 함께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신영철 감독이 21일 기자회견에서 “기합을 준 건 사실이지만 구타는 전혀 없었다”며 구타사실을 은폐하려다 사실이 드러나자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는 점에서, LG화재의 징계조치는 너무 수위가 낮다는 게 배구팬 및 네티즌들의 지배적 의견이어서 과연 이 정도 징계로 파문이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신영철 감독은 김호철(현대캐피탈 감독), 이경석(경기대 감독) 등으로 이어져 내려온 한국 명세터 계보의 한 자리를 차지했던 스타출신의 감독으로, 지난 해 스승이나 다름없는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곁을 떠나 LG화재의 지휘봉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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