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참여정부 청와대에 정무수석은 없다"며 정치적 색깔이 뚜렷한 조기숙 홍보수석이 정무적 역할을 겸임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저지하고 나섰다.
***노대통령 "정무적 판단은 해당 부서에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조 수석이 신임 인사를 한 뒤, 홍보수석이 정무수석 역할도 맡는 것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령은 "참여정부에 과거와 같은 정무수석 역할은 없다"며 "정무 업무가 필요할 수 있으나 전담하는 부서는 없으며 각 수석실 별로 해당 업무에 대한 정무적 판단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정무적 판단, 업무, 메시지가 필요할 경우도 있다"며 "이런 점은 홍보수석실에서 맡아서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조 수석이 임명된 뒤 처음 갖는 기자간담회에서 "제 전공이 한국정치 분석이므로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돕는 일은 계속 할 것"이라며 전임 이병완 수석과 마찬가지로 정무적 일을 맡아서 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조 수석의 이같은 발언 이후 한나라당 뿐 아니라 여당인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정치색이 짙은 조 수석이 정무적 역할을 담당할 경우 야당의 문제제기로 괜한 논란을 빚어 어느정도 자리잡은 당.정 분리 원칙에 혼선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무적 판단도 도울 것"이란 조 수석 발언과 관련, 조 수석을 '청와대 새 2인자' '왕수석 위에 상황수석'이라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임명받은 입장인지 임명하는 입장인지도 분간 못하고, 홍보수석이 정무기능을 하면 월권이라는 것도 판단 못하는 무지한 정무식견을 가지고 있다"고 크게 반발했었다.
***"'조수석,대선 앞두고 한나라당 행사 참석' 보도 사실 아니다"**
한편 대선을 앞둔 지난 2002년 10월 한나라당 당원들을 대상으로한 연수대회에 조 수석이 강연자로 참석했었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김종민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다"며 "확인절차를 거쳐 (법적) 대응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조 수석은 지난 2001년 한나라당 내 여성 아카데미에서 주관한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에 참석해 여성과 정치를 주제로 강연한 적은 있다"며 "그러나 한나라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고 대선을 앞둔 시점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앞서 동아일보는 28일 "조 수석은 2002년 10월 2일 충남 천안시의 한나라당 연수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및 위원장, 광역 및 기초단체장 부인 연수대회'에 강사로 참석했다"며 "이날 행사에서 이회창 전 대통령후보 부인인 한인옥 여사가 '김대업씨의 병풍 조작으로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겪었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우리는 대선을 이겨야 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 수석은 지난 23일 국회에 출석해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으로부터도 여러 번 러브콜을 받았을 만큼 중립적인 학자적 양심을 갖고 활동해 왔다"며 한나라당의 영입 제안이 있었음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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