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김원기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의원 2백94명의 재산변동 신고내역을 공개한 결과 국회의원 3분의 2이상의 재산이 늘어났으며, 전체적으로 1인당 평균 9천3백만원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비현실적 정치자금법 때문에 빚을 지고 있다며 기업후원한도를 2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대폭 상향조정하고, 의원 1인당 연간 후원액을 현행 1억5천만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며, 국고에서 정당으로 지급되는 정책연구비를 1백억원 대폭 증액하며, 정당에 대한 기업의 직접 후원을 허용하는 쪽으로 정치자금법을 바꿔야 한다는 의원들 주장이 얼마나 과장된 것이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94명중 200명이 재산 증가**
이날 발표된 국회공보에 따르면, 17대 의원 2백94명 중 2백1명(68.4%)이 지난해보다 재산이 증가했으며, 92명(31.3%)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이 없다고 신고한 의원은 1명(0.3%)이었다.
이는 전년도 재산이 늘어난 의원비율이 54%(1백45명), 줄어든 의원비율이 42%(1백13명)이었던 것에 비쳐볼 때 경기침체과 4.15 총선실시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의원들의 경제상황이 좋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국회의원 전체적으로는 1인당 평균 9천3백만원 꼴로 증가했으며, 초선의원의 경우 평균 7천6백만원이, 다선의원은 1억2천2백만원이 증가했다.
재산이 많이 증가한 의원들을 살펴보면, 건설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이 70억9천8백만원 늘어나 가장 많은 증가폭을 보였다. 김 의원의 이와 관련,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서 건설한 주상복합건물(5백12세대)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2백3세대), 본인 명의로 등기되면서 재산이 늘어났다고 해명했다.
이어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자신이 오너인 현대중공업의 주가상승으로 44억1천6백만원,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 27억9천1백만원,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 15억4천4백만원,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이 9억2천7백만원,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이 6억2천6백만원 순으로, 기업을 보유하고 있거나 기업출신 의원들의 재산증가가 역시 두드러졌다.
반면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은 총 5억2천2백만원이 감소해 가장 많이 재산이 줄었으며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5억7백만원, 정문헌 의원 3억9천8백만원, 박승환 의원 3억9천6백만원,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2억8천3백만원이 각각 줄어들었다.
당별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평균 1억1천5백만원 늘어나 가장 높았고, 열린우리당 의원 5천5백44만원, 민주노동당 의원 2천7백만원씩 순이었다.
***평균재산 21억6천만원**
의원들의 평균 재산은 21억6천7백만원으로 나타났다. 2천6백억원대의 재력을 자랑하는 정몽준 의원 등의 영향이 크긴 하지만, "돈이 없어 정치를 못하겠다"는 의원들의 푸념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정 의원의 재산을 빼더라도 1인당 12억8천2백만원이었다.
최고 재력가는 현대중공업 오너인 무소속 정몽준 의원으로 2천6백11억9천1백만원이었다. 그 뒤를 이어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이 1백84억8백만원, 김양수 의원 1백50억1천3백만원, 민주당 이정일 의원 1백29억8천3백만원,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 1백20억2천9백만원 순이었다.
그 뒤를 이어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이 1백3억3천1백만원,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이 1백2억1천2백만원,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이 75억8백만원,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61억9천4백만원,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58억3천5백만원으로 상위 10위에 랭크됐다.
반면 총재산 하위 10위에는 민주노동당 의원들 3명이 포함됐다. 현애자 의원이 마이너스 5억4천5백만원, 강기갑 의원이 마이너스 2억5천6백만원으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으며 노회찬 의원이 마이너스 3천9백만원으로 6위에 올랐다.
이같은 재산공개로 인해 민주노동당의 극력 반대속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추진중인 정치자금법 개정은 한층 정당성을 상실하게 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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