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체조계에서 코마네치가 최초로 달성한 10점 만점의 신화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체조연맹(FIG), 10점만점제 폐지시사**
국제체조연맹(FIG)이 추진하는 새 채점방식은 기술난이도와 연기점수를 합쳐서 평가하는 것으로 난이도의 상한선을 없애는 게 주요내용이다. 기술난이도 점수에 감점을 제한 뒤 연기점수를 추가하는 등 과거 10점 만점제를 폐지해 선수들간의 점수폭을 확실하게 드러나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간) "체조의 새로운 채점방식은 오는 5월 FIG 회의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FIG가 변별력을 잃은 10점 만점제를 폐지하려는 직접적 동기는 지난 해 아테네 올림픽을 얼룩지게 했던 남자체조 개인종합부문에서의 양태영 오심사태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체조 채점방식은 2명의 심판으로 구성된 A패널이 스타트밸류 점수를 정하고 6명심판진의 B패널이 감점을 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체조계에서는 10점 만점제가 선수들간의 치열한 경쟁과 빠른 기술향상으로 변별력을 잃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욱이 단순히 감점을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과감한 기술을 구사하지 않는 선수들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브루노 그란디 FIG 회장도 아테네 올림픽이후 “최근 선수들의 체조수준과 스타트밸류는 상승됐다”며 “기술난이도 점수의 상한선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체조계의 반대 목소리 높아**
FIG의 10점만점체 폐지론에 대해 체조계의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남자체조 2관왕에 올랐던 발레리 류킨은 “10점 만점은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체조팬들도 10점 만점제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FIG 홈페이지에서 실시중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25일 현재 66%가 “10점 만점제가 존재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22%는 “체조의 영혼과 같은 10점 만점제를 폐지하는 것은 체조를 죽이는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코마네치로 상징되는 10점 신화는 체조역사에서 뺄 수 없는 소중한 부분이라는 주장이다.
***코마네치의 10점 신화 역사속으로?**
체조에서 첫 10점 만점 기록은 1976년 몬트리얼 올림픽에서 탄생했다. 14세의 루마니아 소녀 나디아 코마네치는 체조역사상 최초로 2단 평행봉에서 10점 만점을 기록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떤 사람도 10점만점이 체조경기에서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인지 코마네치의 연기가 끝난뒤 전광판에는 ‘1.00’이라는 숫자가 아로새겨지는 해프닝까지 벌여야 했다. 이 대회에서 코마네치는 무려 7개의 10점 만점을 받았고 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코마네치가 10점 만점행진을 이어가자 16달러였던 경기장 좌석은 1백달러로 거래될 정도였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 양태영의 스타트밸류를 잘못 산정하는 명백한 오심으로 위기에 몰렸던 FIG가 새롭게 내놓은 ‘10점 만점제 폐지’가 관철될 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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