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지금까지 국민을 분열시켰지만 체육계는 국민에게 많은 희망을 줬다. 그동안 홀대받아온 체육계가 정부로부터 정당한 대접을 받도록 노력하겠다.”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35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대의원 45명 중 29명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정치인’ 출신 김정길 회장이 터트린 일성이다.
***김정길 "남북 단일팀 위해 방북 추진하겠다"**
박빙의 접전이 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깨고 1차투표에서 16표에 그친 이연택 후보를 제치고 체육계 수장자리에 오른 김정길 신임 대한체육회장은 당선이 확정된 뒤 “그동안 흩어졌던 체육계의 대단결을 위해 이연택 전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겠다”고 밝혀, 선거과정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회장은 “정파를 떠난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내일 열린우리당 고문 자리를 떠나겠다. 총선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당분간은 정치에 눈돌리지 않고 체육계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남북단일팀이 구성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남북단일팀은 만들기도 힘들지만 종목별 예선전과 훈련 등이 필요해 시간이 촉박하다. 정부와 협조해 대통령 특사로 북한방문도 추진하겠다”고 방북의사를 밝혀 주목을 끌기도 했다.
***"체육청 신설 공약 지키겠다"**
김 회장은 이어 “체육청의 신설은 쉽지 않은 문제다. 하지만 주 5일제와 웰빙시대에 발맞춰 체육계의 위상정립이 절실하다. 대통령과 여야를 설득해 체육청을 신설하겠다. 우선적으로 현 문화관광부를 문화체육관광부로 바꾸고 부처내에 체육담당 차관을 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어 “김운용 IOC 부위원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스포츠 강국 대사관에 스포츠 담당관을 두는 방안도 모색하겠다. 해외스포츠의 정보수집과 각국 IOC, NOC 위원과 접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연택 후보의 검찰내사와 관련해 “검찰 등 공권력을 동원했다는 갖가지 흑색선전으로 가장 곤혹스런 사람이 나였다. 독재와 공작정치를 타파하기 위해 싸웠던 내 명예도 이런 루머로 다소 훼손된 것같아 안타까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김 회장은 “너무 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어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대의원 한분 한분을 만나 설득했고 지난 설 연휴가 끝날 때는 이미 당선을 예감했다”고 덧붙였다.
20여년간 체육계 요직을 두루 맡아 탄탄한 조직관리를 해온 이연택 전임 회장은 "2년반 동안 성원해주신 대의원들께 감사드린다. 선거에서 나타난 평가와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였고 정부 여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김정길 후보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됨에 따라 그동안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체육계의 재정확충 등 위상변화가 이뤄질지 체육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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