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아테네에서 중국의 올림픽 금메달 싹쓸이를 저지하며 최강자에 오른 유승민이 라이벌 왕하오에게 패했다. 유승민은 18일 부천 송내사회체육관에서 열린 왕하오와의 경기에서 1대3으로 져 왕하오와의 성인 상대전적에서 1승 6패의 열세를 면치 못했다.
상대를 잘 알고 있는 유승민과 왕하오의 격돌은 서부영화 총잡이들의 대결처럼 속전속결로 이어졌다. 주세혁이 마술같은 커트 기술을 선보이는 앞선 경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선제공격이 최대의 방어’라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두 선수는 1세트부터 빠른 드라이브 공격으로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다.
유승민은 왕하오의 맞 드라이브 대결에서 연달아 이겨 13대12로 앞섰지만 왕하오의 짧은 서브에 실책을 하며 1세트를 내줬다.유승민은 2세트에서 세계최고 수준의 이면타법을 구사하는 왕하오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11대5의 승리를 따냈지만 3세트에선 연속적인 공격범실로 자멸했다.
승부의 향방을 가른건 4세트. 유승민은 아테네 올림픽때 보여준 과감한 선제공격으로 왕하오를 압박하며 10대8까지 리드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고 듀스끝에 패했다.
유승민은 경기 후 “왕하오에게 패해 아쉽다. 전체적으로 이번 경기가 이벤트 성격이라 파이팅이 적었고 쉬운 범실도 많았다. 국제대회에서는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유승민은 “특히 4세트 10대8의 리드를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4월 세계대회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려 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나도 국내에서 왕하오에게 진만큼 중국에서 왕하오를 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왕하오는 “한국에 내 팬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내게 많은 관심을 보여준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왕하오는 “구정연휴를 지내고 와서 사실 나는 방학상태였다. 4월 세계대회에서 유승민과 다시 격돌한다면 둘다 모두 이기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공격하는 수비수’ 주세혁은 공격형 1백69cm의 단신이지만 포어핸드 공격이 날카롭기로 정평이 난 그리스의 크레앙가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대2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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