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가공할만한 홈런포로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은 오클랜드의 ‘배시 브라더스’ 마크 맥과이어와 호세 칸세코가 스테로이드 논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칸세코, 폭로성 자서전 발매 첫날 베스트셀러 3위**
자신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약물사용 사실을 드러낸 호세 칸세코의 자서전 <약물에 취해(Juiced)>는 14일(현지시간) 발매되자 마자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순위 3위에 오를 정도로 세인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칸세코는 자서전에서 “자신이 1988년 마크 맥과이어에게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도록 권유했고 맥과이어의 몸이 좋아지는 걸 지켜봤다. 한번은 맥과이어와 내가 화장실에서 함께 주사를 통해 스테로이드를 주입했다”는 충격적 고백을 했다.
지난 1998년 새미 소사와의 홈런레이스를 통해 한 시즌 70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인기회복의 선봉장이 됐던 맥과이어는 칸세코의 자서전 내용을 반박했다.
***맥과이어 "불법약물 사용하지 않았다", 자서전 내용 전면부인**
맥과이어는 “칸세코의 말을 사실과 다르다. 나는 오클랜드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이뤄놓은 업적이 칸세코의 자서전으로 얼룩지는 게 걱정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스테로이드와 다른 불법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서면을 통해 사실을 부인했다.
명예의전당 헌액이 예상되는 맥과이어 뿐 아니라 제이슨 지암비(뉴욕 양키스)와 선수들의 약물복용 사실을 눈감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텍사스 구단주 시절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거론된 칸세코의 자서전 내용의 진위여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맥과이어가 한 시즌 홈런기록을 세웠던 1998년 근육강화제의 일종인 안드로스텐디온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뒤 배리 본즈 등 많은 선수들의 약물복용으로 메이저리그의 ‘홈런인플레’시대가 도래했다는 의혹이 칸세코 자서전 파문으로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칸세코 자서전은 맥과이어 겨냥해 제작"?**
맥과이어, 칸세코와 함께 1980~90년대 오클랜드 왕조를 건설했던 토니 라루사 감독은 “칸세코의 자서전은 맥과이어를 겨냥해 만든 것같다”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라루사 감독은 “맥과이어와 칸세코는 같이 점심도 먹지 않을 정도였는데 어떻게 스테로이드 주사를 같이 주입했겠냐”며 칸세코 자서전의 허구성을 꼬집었다.
1988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40-40클럽(홈런 40개, 도루 40개)에 가입한 칸세코는 1990년 당시 최고액의 계약을 체결한 뒤 훈련을 소홀히 해 최고선수의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선수생활 말기에는 명예의전당 입성의 보증수표로 불리는 5백홈런을 38개 남겨두고 더 이상 뛸 팀을 찾지 못해 아쉽게 은퇴를 했다. 칸세코는 최근 자신의 아메리칸리그 MVP상을 3만달러에 저당잡힐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칸세코는 “야구계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맥과이어, 립켄 주니어 등 백인선수들은 보호하지만 나같은 라틴계 선수들에겐 대우가 다르다”며 메이저리그의 백인지상주의를 비판했다.
칸세코의 자서전이 한때는 자신보다 못했지만 이후 미국을 대표하는 홈런타자가 된 맥과이어에 대한 질투심인지 아니면 메이저리그에 만연한 약물사용 문제를 폭로한 진실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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