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대법원으로부터 횡령 및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에 추징금 7억8천여만원을 선고받은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의 IOC 제명이 가시화됐다.
***IOC 집행위, 김운용 제명권고안 만장일치로 채택**
로이터 등 세계주요언론은 10일(현지시간) "IOC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집행위원회를 통해 올림픽 운동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김운용 부위원장에 대한 제명권고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IOC 집행위원회가 김운용 부위원장 제명권고안을 채택함에 따라 김 부위원장은 오는 7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IOC 총회에서 제명여부가 최종적으로 가려질 전망이다. 1백17명의 IOC위원 중 2/3 이상이 제명찬성에 투표할 경우 김운용 부위원장의 제명은 확정된다.
김운용 부위원장은 지난 2003년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오른팔 격인 게르하르트 하이버그 위원을 제압해 IOC 부위원장에 당선됐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유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비난을 받았고 이후 비리사실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IOC 부위원장 자격정지를 받는 등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김운용, IOC위원들에게 "나는 제명돼지 않을 것"입장 피력**
40여명의 IOC 위원들은 한국정부에 김운용 부위원장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할 정도로 김운용 구명활동에 적극적이었고 일부 IOC 위원들은 김운용 제명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돼 김 부위원장의 제명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AFP 통신은 10일 "올해 초 로게 위원장은 IOC위원들에게 김운용 부위원장을 축출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몇몇 원로급 IOC 위원들은 반대입장이다"라고 밝혔다.
통신은 한 IOC위원을 인용해 "오는 7월 IOC총회에서 김운용 부위원장의 제명이 통과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이어 김운용 부위원장이 IOC 위원들에게 "IOC 위원총회에서 2/3가 나의 제명을 찬성하는 결과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신시켰다"고 전했다.
***로게 IOC 위원장의 막후 역할 주목돼**
하지만 지난 해 인도네시아 봅 하산 의원제명에서도 볼 수 있듯이 로게 위원장을 필두로 한 IOC의 개혁의지가 강력해 김 부위원장의 제명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게 제기돼고 있다.
솔트레이크 스캔들의 여파로 로게 위원장 체제로 새출발한 IOC는 윤리규정을 대폭 정비해 지난 해 비리에 연루된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측근인 모하메드 봅 하산 위원을 제명했다.
IOC위원 10명이 축출됐던 솔트레이크 올림픽 스캔들과 관련해 경고조치를 받았고 IOC 위원장 선거에서도 맞대결을 펼쳤던 김운용 부위원장이 로게 IOC 위원장에겐 '눈엣 가시' 같은 존재였다. 때문에 IOC 로게 위원장의 입김이 김 부위원장에 대한 제명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해 6월 1970~80년대 한국 독재시대에 벌어졌던 자신의 행동을 현재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은 불공정하고 이번 판결은 정치적 판단이 고려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IOC는 영국 BBC 방송에 의해 올림픽 유치경쟁과 관련 표 매수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진 불가리아 이반 슬라브코프 IOC 위원에 대한 제명여부도 김 부위원장과 같은 7월 IOC 총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1986년 IOC 위원에 선출돼 전 IOC 위원장 사마란치의 총애를 받아 국제스포츠계의 거물이 됐으며 국내 스포츠계를 좌지우지했던 김운용 시대가 IOC 위원자격 제명이라는 결말로 끝맺게 될 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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