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3백7개의 홈런을 쳐내는 등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와 함께 일본야구의 대표적 홈런타자로 군림했던 나카무라 노리히로가 3일(현지시간) LA다저스 입단기자회견을 가졌다.
메이저리그팀 잔류가 보증되지 않는 마이너계약을 한 나카무라는 “돈은 내게 무의미하다. 팀 주전이 되는 게 목표다”라고 밝혀 연봉 등 현실적인 문제로 메이저리그행을 포기한 국내스타들에게 시사점을 던졌다.
***나카무라,"미국에 온 이유는 돈이 아니라 승부를 하기 위해서다"**
4일자 <아사히신문>은 "나카무라는 LA다저스와 1년간 마이너계약을 했지만 캠프에는 초대선수로 참가할 수 있고 시범경기 성적에 따라 메이저리그에 진입할 수 있다. 나카무라의 등번호는 긴테쓰 신인시절 사용했던 66번이다”라고 밝혔다.
나카무라는 입단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에서의 성적은 긴테쓰 구단(현 오릭스)이 없어진 시점에서 버렸다. 새 기분으로 다저스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2001년 메이저리그행이 좌절됐던 나카무라는 “미국에 온 이유는 내 야구인생의 승부를 걸기 위해서다. 연봉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캠프에서 실력을 보이고 주전선수가 되는 게 내 목표다”라고 말했다.
나카무라는 또 “긴테쓰가 존재했으면 메이저리그 도전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해엔 긴테쓰와 오릭스의 합병문제로 야구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특유의 풀 스윙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나카무라는 이어 “양키스 마쓰이 선수로부터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볼 움직임이 뛰어나다는 조언을 들어 배트를 굵은 것으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나카무라가 지난 시즌 긴테쓰로부터 받은 연봉은 5억엔(약 50억원)이다. 하지만 올 시즌 연봉은 지난 해 10분의 1 수준인 총액 50만달러(약 5억원)에 불과하다. 나카무라의 메이저리그행은 스타로서 연봉에 연연하지 않고 세계최고수준의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지의 발로인 셈이다.
***조건에 연연하지 않은 구대성-나카무라의 ML 도전**
반면 올 스토브리그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던 심정수와 임창용은 모두 국내에 잔류하게 됐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좋지 않은 조건으로 새롭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보다 국내에 남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앞섰기 때문이다. 36세의 좌완투수 구대성만이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뉴욕 메츠행을 선택했다.
최희섭의 에이전트로 널리 알려진 이치훈 씨는 지난 해 프로야구선수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더 이상 메이저리그팀들이 아시아시장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고교 유망주는 물론이고 검증되지 않은 한국프로야구 스타들에게 메이저리그팀들이 선뜻 좋은 계약조건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일본을 중간기착지로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국내프로야구스타는 단 한 명도 없다. 국내프로야구 스타들이 진정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으로 생각한다면 악조건이라 하더라도 과감히 도전할 필요가 있다.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을 메이저리그에 알릴 수 있는 길은 한국프로야구 스타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에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카무라와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뉴욕 메츠에 입성한 구대성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연봉이나 조건이 아닌 도전정신으로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합류를 꿈꾸는 두 선수의 결단은 메이저리그행을 노리는 한일 프로야구 후배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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