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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좋은 선수 되려면 관중야유 무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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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좋은 선수 되려면 관중야유 무시해야”

[프레시안 스포츠]호들 감독 “설기현 활용폭 넓다”

지난 22일(현지시간) 펼쳐진 FC 밀월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리그(2부리그)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설기현(울버햄프턴)이 팬들로부터 인종차별 폭언을 당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설기현 팀 동료 “밀월 팬들이 설기현 모욕했다”**

설기현의 팀 동료인 폴 잉스는 25일 BBC 인터넷판을 통해 “일부 밀월 팬들이 우리팀 미드필더 설기현을 모욕했다. 설기현이 팬들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결승골을 넣은 것은 아이러니칼하다”고 밝혔다.

흑인선수로 잉글랜드에서 인종차별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던 잉스는 “밀월 팬들이 경기중 설기현을 향해 외친 모욕적 언행은 다시 반복돼서는 안된다. 우리는 경기장에서 인종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다른 클럽보다 인종차별 근절에 앞장섰던 밀월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실망스럽다”고 언급했다.

FC 밀월은 “기초조사를 했지만 설기현에 대해 인종차별을 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잉스가 인종차별과 관련해 직접 듣거나 본 정확한 정보가 있다면 구단차원에서 CCTV등을 동원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밍햄 포스트> 등 영국 지역신문에 따르면 밀월의 팬들은 설기현이 볼을 잡을 때마다 ‘DVD’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서 수많은 동양인들이 불법 DVD를 팔러 다니는 것을 빗댄 인종차별적 야유인 셈이다.

***설기현 “팬들의 야유 무시해야”, 호들 감독 “설기현 활용폭 넓다”**

인종차별의 당사자가 된 설기현은 “팬들이 경기중 한 말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팬들의 야유는 내게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좋은 선수가 되려면 선수들은 그런 것들을 무시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설기현은 이어 “새로운 팀과 문화에 적응하는 게 쉽지는 않다. 좀더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뛰겠다. 호들 감독 부임전까지 울버햄프턴은 내가 선호하지 않는 킥 앤 러시 스타일의 축구를 했다. 하지만 호들은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원하고 있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울버햄프턴의 글렌 호들 감독은 “언어 등 완전히 다른 문화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나도 17년전 프랑스 모나코에서 뛸 때 처음 6달간은 매우 힘들었다”며 “설기현은 연습 첫날부터 내게 신뢰감을 줬다. 설기현은 양쪽 발을 모두 잘 쓰고 미드필드와 스트라이커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어 활용폭이 넓다”고 칭찬했다.

최근 해외파 가운데 최고의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설기현은 오는 28일(현지시간) 티에리 앙리를 축으로 한 스피드 축구의 대명사 아스날과 잉글랜드 FA컵 32강전에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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