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8개국초청 국제축구대회에 참가중인 한국은 19일(현지시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박주영 등 주전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노르웨이에게 0대1로 패했다. 수비조직력과 함께 박주영에 집중되는 한국팀 공격의 다양한 루트개발이 청소년팀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주영 빠진 한국, 노르웨이에 패배**
노르웨이전 승패와 관계없이 이미 4강을 확정지은 박성화 감독은 박주영, 신영록, 안태은 등 주전선수들의 체력비축을 위해 후보선수를 투입했다.
김승용과 한동원이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한 한국은 상대 수비진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고 전반 38분 수비진의 안이한 플레이로 득점을 헌납했다. 노르웨이의 울슨은 한국 수비진의 횡패스를 차단해 곧바로 마르케가드에 밀어줬고 마르케가드가 선제골을 넣었다.
한국은 전반 종료직전 한동원의 크로스를 받은 김승용이 헤딩슛을 기록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전 한국은 노르웨이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연출했지만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카타르 대회에 뛰고 있는 한국은 본프레레호 미국전지훈련에 참가한 김진규, J리그 도쿄 베르디에서 맹활약중인 이강진과 오장은 등 주전수비수가 대거 빠진 상황이라 대회 전부터 수비라인의 문제점이 대두됐었다.
***미헬스 감독, "축구감독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다"**
하지만 청소년 팀의 내재적 문제는 박주영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비록 수중전이긴 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한국 공격의 중량감은 많이 떨어졌다. 단지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가 아니라 효과적인 공격을 시도하지 못해 새삼 박주영의 중요성을 실감케했다.
축구계에 일대 혁명인 ‘토탈축구’를 창시했던 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 리누스 미헬스는 <팀 건설(Team building)>이란 저서에서 “지휘자는 연주자들이 그들의 능력을 발휘하게 해줘야 하며 전체 오케스트라 음향의 조화도 동시에 이뤄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연주자도 전체단원들과의 조화속에서만 인정받을 수 있다. 축구감독도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축구감독은 개별 선수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하는 동시에 팀이 조화를 이뤄 경기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1974년 월드컵에서 네덜란드가 준우승을 차지할 때 미헬스 감독은 ‘불세출의 스타’ 요한 크루이프 활약에 크게 기대를 했지만 한편으론 크루이프에 대한 너무 높은 의존도를 경계하기도 했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야전사령관 역할까지 훌륭히 해내는 크루이프 없이 토탈축구를 완성할 수 없지만 크루이프도 어디까지나 11명의 선수들의 일원이라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나머지 선수들과의 조화가 전술운영상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팀 공격루트 다변화 절실**
지난 1999년 FIFA(국제축구연맹)선정 20세기 최고감독에 선정된 미헬스의 지도자철학은 청소년팀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급성장한 박주영의 역할은 당시의 크루이프와 비교될 정도다.
청소년팀엔 박주영의 골이 터질 때마다 지원군으로 나서는 김승용, 신영록, 백지훈 등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특히 이들 중 김승용은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고 백지훈은 볼 배급에 능해 팀의 엔진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들이다. 여기에다 조원광까지 합류한다면 더욱 팀 공격이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내심 4강진입을 목표로 하는 한국이 ‘박주영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라도 공격루트를 다변화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한국은 오는 23일 알제리와 카타르 8개국초청 축구대회 준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