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를 앞두고 축구계에서 거센 야풍(野風)이 불고 있다. 장기집권을 도모하고 있는 '정몽준 아성'을 반드시 허물겠다는 것이다.
***신문선 "반드시 정몽준 4선 막겠다"**
최근 잇따라 발족한 축구지도자협의회(공동대표 박종환, 김호, 차경복)와 한국축구연구소는 반드시 이번 선거에 정몽준 회장의 대항마를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오는 18일 임기가 끝나는 정몽준 회장이 4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따른 축구인들의 반발이다.
한국축구연구소의 책임연구원으로 있는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3일 <프레시안>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축구계 선배들과 3~4차례 만나 회장후보 옹립에 관해 깊숙이 논의했다. 후보등록 마감시한인 13일까지 반드시 후보를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축구협회는 몇백억원의 예산을 다루는 기관이기 때문에 경영적인 마인드를 가진 축구인 출신의 경영자가 회장을 맡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신 위원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내가 직접 회장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다소 오해가 있었다. 불가피한 경우 내가 회장선거에 나가겠다고 했던 것 뿐이다. 명망있는 축구계 인사가 정몽준 회장의 대항마로 출마할 수 있도록 힘쓰는 게 내 일이다"라고 말했다.
신 위원은 또 "조중연 부회장이 축구 대토론회를 제안해서 1월 18일 대의원총회 이전에 축구 대토론을 하자고 응답을 했다. 하지만 정몽준 회장이 월드컵 최종예선 준비 때문에 오는 7월에 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앞뒤가 안맞는 것이며 아직 국내 축구계의 심각을 제대로 파악못한 데 따른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신 위원은 이어 "1990년 당시 김우중 회장이 축구협회 수장으로 있을 때 내가 축구협회 개혁을 위해서 직언을 많이 했다. 오히려 그때보다 지금이 축구협회는 더 심각한 위기상황다. 며칠 전 축구지도자협의회에 3백여명의 축구계 지도자들이 축구협회의 갖은 방해에도 불구하고 모인 것을 목격했다. 국내축구계의 위기상황을 축구협회가 직시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축구계 다수 "정몽준 독주체제 이번엔 저지해야"**
신문선 위원은 지난 1990년 김우중 전 축구협회 회장과 만나 축구협회의 타성에 젖은 운영에 관한 쓴소리를 해 축구계에 일대 개혁바람을 몰고온 바 있다. 그때부터 신문선 위원은 축구계에서 대표적인 '반골'로 각인됐다.
신 위원은 1994년 월드컵 본선진출뒤 축구협회에서 축구회관을 짓는 데 사용하기로 했던 축구발전기금을 선수 포상금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원칙을 내세워 극구반대를 했다. 당시 축구협회 이사였던 신문선 위원은 이 사건 이후 협회를 떠났고 정몽준 회장에게도 투명한 축구협회 운영과 관련해 수 차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왔다.
현재 축구계는 신 위원외에도 대다수 현장지도자와 축구인들이 축구협회를 사조직처럼 여기는 정몽준 회장의 '독선적 경영'에 강력반발하며, 이번에는 반드시 축구협회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정몽준 현 축구협회 회장의 임기는 오는 1월 18일 대의원회의를 마지막으로 끝난다. 정 회장은 지난 1993년 4년임기의 축구협회장에 취임해 세번 연임한 바 있으며, 축구인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4선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축구계에 강하게 불어닥친 야풍이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어떻게 작용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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