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4대입법 중 하나인 신문법과 관련, 시장점유율 산출의 범위를 "전국적으로 보급되는 일반 일간지 전체"로 규정, 종전의 11개 중앙일간지에서 전국의 1백40여개 일간지로 바꾸기로 했다. 우리당의 이같은 변경은 사실상 조중동에 대한 시장규제 방침을 철회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언론개혁도 물건너가는 양상이다.
***조중동 시장점유율 규제 물 건너가**
열린우리당 문광위 간사인 우상호 의원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애초 열린우리당은 중앙일간지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규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내부 입장을 바꿔 전국적으로 보급되는 일반 일간지 대상 전체로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당은 이같은 개정안 변경을 이미 23일 국회 문광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나라당에 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마련된 우리당 개정안에 따르면, 무가지를 제외한 전국의 경제지, 지방지, 스포츠지까지 포함한 1백40여개의 일간지가 모두 시장점유율 산정에 포함돼, '조중동'의 시장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돼 사실상 이들 신문에 대한 시장규제가 불가능해진다. 우리당안은 1개지가 시장점유율 30%이상, 3개지가 60%이상 점유율을 차지할 때 패널티를 가하도록 하고 있다.
당초 140여개 전국지를 포함시키는 안은 문화관광부가 주장한 것이었으나, 이럴 경우 신문개혁이 사실상 물건너간다는 언론관련단체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한 우리당은 11개 중앙일간지만 시장점유율의 산출 범위에 포함시키는 개정안을 마련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또다시 입장을 바꿈에 따라 사실상 조중동 시장규제는 물건너갔다는 게 언론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언론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당이 오너의 지분제한을 철회한 데 이어 이번에 시장점유율 제한까지 철회함에 따라 우리당의 신문개혁법이라는 것은 껍데기만 남게된 모양새"라고 탄식했다.
***우리당, 궁색한 변명**
입장 변경의 배경과 관련, 우리당 문광위 관계자는 24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정간법상 중앙일간지와 지방일간지를 구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예컨대 지방의 한 신문이 다른지역에 배포할 경우 전국이냐 지방이냐를 규정할 기준이 없는 현실적 문제가 제기된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만약 흔히 개념상으로 구분하고 있는 (11개) '중앙일간지'로만 대상을 한정할 경우, 특정신문을 규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공정거래위나 문광위에서 산출된 객관적 데이타가 없기는 하지만, 전국의 모든 신문으로 대상을 확대하더라도 조중동 3개사의 시장지배율이 70%가량 달하기 때문에 일정한 제약은 가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당의 시장점유율 규제에 강력반대해온 메이저신문중 하나인 <중앙일보>는 24일자 보도를 통해 "이에 따라 흔히 조중동으로 불리는 유력 일간지 3사의 시장점유율은 상당히 낮게 나올 것으로 보여 사실상 시장규제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우리당의 또다른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시장점유율 규제 자체에 반대하기 때문에 야당과의 원만한 협상을 위해 이같은 안을 냈다"고 말해, 시장규제 방침을 철회했음을 시인했다.
일단 이 문제는 다른 신문법 쟁점사항과 함께 '4자회담'으로 넘어갔으나, 양당이 내세우는 어떤 안이 관철되더라도 '조중동'의 독과점에 대한 시장규제는 사실상 물건너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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