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3일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의한 고문과 용공조작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우리당은 또 이철우 의원이 연루된 '중부지역당' 사건을 과거사기본법의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철우 의원의 '조선노동당 입당 논란'에 대해 여당이 국정조사를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맞섰다.
***천정배 "권위주의 시대 용공조작 국조필요"**
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13일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과거 유신 이후 권위주의 시대의 고문 등 가혹행위에 의해 용공조작을 했느냐에 관한 광범위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기선 간첩조작 대책위원장도 "지난 독재권력에 의해 어떤 고문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받았는지 조사해야 한다"면서 "유신 이후 5~6공 고문 조작사건 전체에 대해 피해사례 신고를 받고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당지도부에 요청했다. 대표적인 고문사건을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민전, 인혁당, 서노련 사건과 김근태 한명숙 의원 같은 분들이 얼마나 많은 고문을 받았느냐"면서 "핏자국 선연한 남영동 지하실에 가서 고문을 받았으면서도 이를 용서하려는 민주 인사들을 공격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천 대표는 그러나 이철우 의원의 조선노동당 연루 여부를 밝히자는 한나라당의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선 "과거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 안기부에서 수사하고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사건으로 이 의원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이미 밝혀져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거부했다.
천 대표는 "지금도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국정조사라면 넌센스"라며 "지금도 암약하고 있다면 수사당국에서 조사하고 처벌해야지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조사하면 간첩이 도망가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증거가 있으면 검찰과 국정원에 고발해서 수사토록 해야 할 사한인데, 자신들의 약점을 숨기고 호도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부영 의장도 "고문에 의해 조작된 중부지역당 사건을 갖고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방패삼아 이철우 의원을 현재도 암약하고 있는 간첩이다, 노동당 가입했다 등 어처구니 없는 발언으로 인권 짓밟고 정쟁을 유발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거둬들여야 한다"고 가세했다.
***중부지역당 사건, 과거사기본법 조사대상에 포함시키기로**
우리당은 또 이철우 의원이 연루됐던 중부지역당 사건을 과거사기본법의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 진상을 규명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일각에선 국가정보원과 관련된 과거 의혹사건을 조사하는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위원장 오충일 목사)가 이 사건을 우선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국정원 과거사 규명위는 내년 2월부터 본격 조사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우리당은 전날 한나라당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 등 3명과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신문> 발행인 김상철씨, 기자 김성욱 씨 등 5명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고 각각 1억원씩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부영 의장과 이철우 의원 등은 소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미래한국신문은 이철우 의원이 북한노동당에 가입하고 현재까지 당원으로 암약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김덕룡 "무리수 쓰면 쓸수록 정체성 의심받을 것"**
반면 한나라당은 이 의원의 '조선노동당 입당논란'과 관련, 여당이 국정조사를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정쟁을 즉각 중단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열린우리당 수용은커녕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느닷없이 국보법 피해사례에 대한 국정조사를 한다고 억지주장을 하는데 그야말로 이것은 초선의원 하나를 감싸느라 대한민국의 법치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겠다는 언동이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이것은 아마 이철우 사건의 진실 드러나면 자기들 정체성 의심받고 국보법 폐지여론도 악화될 것같아 그런 모양인데 무리수를 쓰면 쓸수록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더욱 의심할 것"이라며 "제발 소탐대실하지 말고 객관적 진상조사 위해 우리가 제안한 국정조사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심재철 기획위원장도 "이철우 의원의 사상성에 대한 의문이 사회적 이슈가 되다보니 열린우리당이 극단적이고 선동적으로 나가고 있다"고 가세했다. 그는 "과거 민주화 투쟁이 대정부 투쟁이다 보니 그 틈에 골수주사파도 끼었던 것 사실"이라며 "모든 대정부투쟁이 민주화투쟁으로 미화된게 우리 지난 날의 역사이고 하기에 김일성 신봉했던 청년시절에 대한 사상성의 질문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은 동료애인지 이 의원의 사상성에 공감하는 것인지 밝혀야한다"면서 "열린우리당의 감정적 대응은 국가를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입장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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