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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네오콘 계속 견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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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盧정부, 네오콘 계속 견제해야"

[토론회] 참여연대 '노무현 정부 대미외교 2년'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외국에서의 발언들을 보면 지금까지의 대미.대북 정책의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참여정부의 2년간 외교정책은 '미국에 너무 끌려 다녔다'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에 노 대통령의 발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7일 참여연대에서는 외교.북한 전문가들이 모여 '노무현 정부 대미외교 2년 평가 토론회'가 열려, 참여정부의 대미.대북 관계에 대해 평가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고민이 이뤄졌다.

***"북핵문제, LA발언에도 불구 북한과 협상채널 없어"**

우선 북핵문제가 현 외교 정책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이라고 볼 때, 최근 노 대통령의 LA발언 등 우리 정부가 뒤늦게 나마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다행이지만 북한과 미국의 태도를 보면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의도와 달리 북핵정책이 성과면에서 '문제해결' 보다는 '위기관리' 위주였다"고 평가하며 "현재와 같은 내용의 위기관리가 장기적으로 정부가 의도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강태호 한겨레신문 남북관계팀 차장은 "노무현 대통령이나 외교 안보팀은 LA연설 등에서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고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부시 미국대통령의 2기 정책을 분명히 밝힐 때까지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우리 정부의 건설적 역할이 가능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강 차장은 또한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는 상태"라며 "현재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북한과의 협상채널을 만들어 놓지 않은 한계가 지금 정부의 책임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한 군사력 증강, 주한미군재배치 북에는 위협적"**

조성렬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다른 시각의 해석을 내 놓았다. 조 연구위원은 "노 대통령의 최근 북한에 대한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핵을 포기해도 안전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인데, 과연 북한이 이 말을 믿을 수 있느냐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조 위원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햇볕정책을 추진하며 국방정책 등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지만, 현 정부에서는 실질적으로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증강시키고 있고, 게다가 미국이 주한미군 재배치를 통해 북한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비경쟁에서 밀리는 북한이 핵에 더욱 집착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위원은 따라서 "남북간의 군비통제나 이를 위한 협상이 없으면 북한이 노 대통령의 '핵 포기해도 북한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말을 믿기는 힘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네오콘 계속 견제해야**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초기 미국의 '네오콘' 세력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LA발언 등 최근 네오콘을 견제하기 시작한 것 같다는 분석도 내려졌다.

안병진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노 대통령이 집권 이전과 이후의 생각이 상당히 달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그러했듯이 취임 후 집권자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미국의 정치.경제적 압박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이라크 파병이나 수동적인 대북 자세, 작년 방미시 '수용소 발언' 등 상식 이하의 발언들이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이어 "노 대통령은 아마 작년 방미시 '네오콘' 세력에 대해 별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 미국 자체에 대한 정보가 빈약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네오콘의 요구에 끌려가는 양상이 돼 미국과의 협조관계만 강조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네오콘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오히려 한반도 상황을 위험하게 끌고 가는 등 의도와는 달리 기대 못한 '나비효과'가 일어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결국 노 대통령이 LA발언을 기점으로 부시 2기 정부 구성에 네오콘을 견제하기 시작했고 부시 2기 정부가 일면 유연해졌다고 볼 수 있으나, 그 결과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공통적인 지적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네오콘의 입지 약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국내적 정치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학순 실장은 "참여정부는 지금까지 '인적유대 강화', '신뢰관계 구축' 등을 강조하며 사실상 대미관계에서 피동적이고 대처하는데 급급했지만, 앞으로 남은 3년 동안은 인적유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의 의제를 설정하고 미국을 설득.변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파병. '테러표적' 국가 될 수 있어**

우리나라는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고 이라크에 가장 큰 규모의 병력을 파병한 국가로 파병연장까지 검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대훈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장은 "이라크전은 명백한 침략전쟁으로 우리는 점령군으로 참전한 것"이라며 "과연 자이툰 부대가 쿠르드 지역인 아르빌에서 자동차나 고치고 태권도를 가르친다고 해서 재건지원과 치안 유지를 위한 군대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라크에서는 테러조직 소탕이라는 미명하에 거의 매일 같이 민간인에 대한 학살이 이어지고 있고, 포로수용소에서 학대 행위가 일어나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는 민주국가로서 윤리적 가치를 위해 노력하기는 커녕 왜곡된 정보만 채색하는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안병진 교수는 '테러대상국'이라는 더 심각한 위협이 존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안 교수는 "참여정부는 미국과의 관계개선, 이를 통한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파병을 결정했겠지만, 이러한 결정이 결국 한국이 '테러 표적국'이 되는 의도하지 않은 가공할 만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9.11 테러 이후 거의 정신분열적으로 안보국가가 돼 가고 있는 미국이 스스로 수렁 속에 빠져가는 것에서 한국이 시사받을 점이 크다"고 말했다.

***담론과 정책의 괴리로 지지층 이탈**

그렇다면 외교정책 추진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국내 정치 상황은 어떠한가. 구갑우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참여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담론과 정책의 괴리"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구 교수는 "노 대통령이 대단히 어려운 선택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노 대통령이 과도한 국내 정치 이해관계에 몰두한 나머지 담론은 지지층에게, 정책은 비지지층의 입장에 맞게 구현해 왔다"며 "담론과 정책의 혼선, 혹은 정책 목표의 부재로 인해 결국 외교정책이 실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학순 실장은 더 나아가 "현재 지지층이 거의 이탈했고, 비지지층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최근 노 대통령의 발언은 지지층을 재결집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한 대통령 당선 당시의 지지층을 끌어들여야 구상을 추진력 있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 종합적 동북아 외교 전략 세워서 추진해야"**

이날 토론회에서 모든 토론자는 참여정부의 '장기적 외교 전략의 부재'를 지적했다.

백학순 실장은 "북핵문제가 중요하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긴 하지만 정부가 이 문제가 외교.안보.통일의 모든 것이라고 규정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그러나 더 큰 틀에서 멀리보고 21세기 동북아시아 질서를 적극적으로 유리하게 짜는 전략을 세우고 생존과 번영을 확보하는데 궁극적으로 힘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실장은 일본의 예를 들며 "일본에게도 북핵과 장거리 미사일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지만, 우리처럼 북핵문제 해결이 안되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식으로 생각치 않고 오히려 고이즈미 총리가 적극적으로 방북하는 등 우리처럼 북핵문제 해결이 안되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식으로 생각치 않고 적극적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정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참여정부가 출범 초기에는 '평화번영정책'을 가장 우선시하다가 지금은 북핵위기, 한미동맹 강화, 실용외교 등을 우선시 하는 등 외교정책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좀 더 큰 틀에서의 외교적 정세를 분석하고 대응키 위한 종합적 전략을 수립해 남은 3년간 적극적으로 추진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일부 토론자는 그동안 대미협상 창구가 국방부 일부 관리에만 집중돼 있다가 최근 외교부가 협상 테이블에 포함되는 등의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 했으며, 대미관계나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시민사회가 실증적 연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교 문제에 개입해거나 국회가 외교 정책 감시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등 시민사회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각성의 요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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