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오후(한국시간 3일 새벽) 한국의 노동운동에 대해 "아직 전투적 노조가 강경하지만 국민정서 때문에 수세에 있고 고립상태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노동운동해서 대통령 되기 전 걱정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대"**
노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버킹엄궁에서 바이런 그로트 BP사 대표, 제론 반 더 비어 쉘(Shell)사 회장, 피터 메이슨 아맥(AMEC)사 회장 등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영국 기업 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노동운동에 대해 "통제가능한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며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60-70년대 (노동)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강성해지기도 했고 아직도 전투적인 노조가 강경하지만 국민정서 때문에 수세에 있다"며 "고립상태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 되기 전에 노동운동을 해서 일부에서 걱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대"라며 "대화를 통한 타협은 성공하지 못하고 있으나 조직적인 강성노조가 노동자, 국민 일반의 지지는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패 줄어 2차로 비싼 술 못먹어 소비침체"**
노 대통령은 또 최근 내수불황과 관련, "많은 사람들이 '이제 생기는 게 없어 소비를 못한다'고 농담하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예전에는 공무원들이 월급 외에 생기는 돈이 있었고 대기업 납품 커미션이 있었으나 이제 그게 없어져서 월급만으로는 2차로 비싼 술을 못먹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그만큼 우리 경제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문화를 만드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며 "이제는 과거에 법을 어겨도 괜찮았던 재벌 등 특별한 권력 집단들에게만 기회가 가는게 아니라 모든 기회가 공평하게 가도록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분배 격차 해소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면서 "복지지출을 지속적으로 늘려는 가겠지만 경제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경유착 오랜 관행 근절, 선거혁명 이뤘다"**
한편 노 대통령은 2일 밤(한국시간 3일 아침) 길드홀에서 열린 세어버리 런던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 "한국은 보다 성숙한 시장경제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하고자 한다"며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금융시장을 대폭 개혁하는 등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한 질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현정부에서 추진되고 있는 '시장개혁 3개년 계획'을 통해 기업지배구조는 더욱 투명해질 것"이라면서 "금융부문도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적극 추진해 97년 외환위기 당시 2천3백여개에 달하던 금융기관이 1천3백여개로 통폐합됐고 금융권 부실채권은 크게 둘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관치경제의 잔재로 남아 있는 규제도 원점에서 재검토해 불합리한 것은 정비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경유착의 오랜 관행이 근절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정치자금 관련 법이 대폭 강화됐고 올해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져 초선의원 비율이 63%에 이르는 선거혁명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노사관계에 대해서도 "이런 (투명한) 시장질서의 바탕 위에 빠르게 선진화 되어가고 있다"며 "무리한 파업이 줄어들고 노사분규가 대화와 타협, 그리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해결되는 방식으로 안정돼 가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최근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노 대통령은 "개방적 통상국가인 한국은 시장개방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면서 ""수입장벽도 대폭 줄어들었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세금감면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제도도 크게 개선했다"며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영국의 정.관계 인사 6백여명이 참석했으며, 만찬을 끝으로 영국 국빈방문 공식일정을 모두 마친 노 대통령은 3일 두번째 순방국인 폴란드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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