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능부정'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존의 수사망에 걸리지 않은 부정행위자가 제보에 의해 드러나는면서 수사를 전면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돼, 경찰당국을 당혹케 하고 있다.
***'인터넷 SMS 메세지(웹투폰) 부정' 수사 논란**
'휴대폰 수능부정' 수사에서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면서 승승장구하던 경찰을 당혹케 한 건 청주에서 입시학원장이 중계자 역할을 한 인터넷 SMS서비스를 이용한 메시지 전송 부정행위였다. 이 사건은 당초 사이버범죄수사대의 '숫자메시지' 조사에 결과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었다.
경찰은 제보를 통해 시험장에서 답안을 전송한 삼수생과 입시학원장으로부터 10명의 학원생에게 메시지를 전송했다는 진술을 얻어냈지만, 정작 학생들은 2명만 메시지를 답안으로 적었다고 인정할 뿐, 나머지 8명은 "메시지를 받았지만 답안에 옮겨 적지 않고 시험이 끝난 뒤 지워버렸다"고 혐의를 강력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이 수험장에 비밀리에 휴대폰을 보유하고 들어갔다는 점에서 수능부정에 동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또한 이 학원의 수능시험 응시생이 재수생 4명을 포함해 47명이라는 것을 포착하고,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휴대폰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나 확인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가담자는 수사결과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다.
***경찰 '숫자 메시지' 수사 철저했나?**
경찰이 '휴대폰 메시지 수사'를 시작할 때부터 경찰 주변에서는 "웹투폰 방식의 인터넷을 이용한 메시지 전송은 수사하지 않느냐"는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그러나 일단 인터넷 SMS는 수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인터넷 SMS는 서비스 제공 업체의 기록만 남아 송신자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키 어렵다는 이유였다.
결국 경찰은 이동통신사들로부터 전달받은 26만건의 '숫자'메세지 가운데 1차로 1~5사이의 숫자로 이뤄진 메시지 6천2백여건을 추려내고 2차로 시험시간 등을 고려해 6백여건을 추리고, 마지막으로 혐의가 짙은 1백여건만 다시 추려 발표를 하고 일선서에 수사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청주 사건'이 1차 분류 과정에서 걸렸지만 2차에서는 배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처음부터 다시 분류해야 수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찰이 서로 주고 받거나 선수-중계조-응시자로 이뤄진 조직적 부정행위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추적이 불가능한 웹투폰 방식의 SMS를 통한 부정을 적발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의 경우 메시지가 6바이트 밖에 저장돼지 않기 때문에 숫자 6개만으로 부정행위 입증이 어려워, 이 과정에서 잡아내지 못한 메시지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수능일정과는 상관없나**
이처럼 이번에 드러난 수능부정이 '빙산의 일각'이 아니냐는 공감대가 확대되는 가운데 수능시험 성적산출 기준일인 6일이 다가오자 이러다 수능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점차 현실화돼가고 있다.
경찰청 김영태 지능범죄수사과장은 "경찰은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고, 수능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으로,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6일 이후에도 계속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교육부도 6일까지 밝혀진 부정 사례만 제외하더라도 성적 산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1점이 당락을 가르는 상황에서 상당수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보다 전면적인 수사가 진행된 후 수능 일정을 진행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어, 관계당국을 곤혹케 만들고 있다. 이들 부모와 학생은 이번 핸드폰 수능부정과 대리시험이 특정지역이 아닌 전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사실은 이미 이같은 부정행위가 수년째 계속돼 왔다는 명백한 증거이자, 아직 드러나지 않은 부정행위가 많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경찰과 교육부의 '수사 조기종료' 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각종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브로커' 조직을 적발하지 못한 점도 학부모와 학생들의 의혹을 증폭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요컨대 이번 사태는 수년간 곪을대로 곪은 종양이 터진 것인만큼, 차제에 반드시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 여론이다.
***대리시험 응시자 자수 이어질지 관심 증폭**
한편 경찰의 '자수자 정상참작' 방침이 알려지면서 대리시험자들의 자수가 잇따르고 있다.
수사 착수 이후 경찰의 수사보도가 나간 뒤, 인천에서 2명, 서울에서 1명, 경기 수원에서 2명 등 모두 5명이 심리적 압박에 자수를 했다. 이에 앞서 서울경찰청은 6천8백32명의 원서중 27건의 대리시험 의혹을 확인하고 수사중이다. 전국적으로는 2일 오후 기준으로 2만7천1백88명 중 1만7천4백87명(64.3%)의 확인작업이 진행되는 등 빠른 수사속도를 보이고 있어 2~3일을 기준으로 자수자가 얼마나 나올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