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축구선수들을 가장 힘들게 하?것은 경기일정이다. 특히 유럽클럽팀에 소속된 일급선수들은 자국리그 경기, 챔피언스리그에다 대표팀 경기까지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브라질 축구샛별 카카(22세)는 기아퇴치를 위한 UN 월드푸드프로그램(WTP)의 최연소 홍보대사가 됐다.
카카의 소속구단 AC밀란도 30일(현지시간) 홈구장인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월드푸드프로그램을 열었다. 불과 3달전만 해도 내전중인 아이티의 평화를 위한 자선경기에 브라질 대표로 카카가 출전하는 것을 거부했던 AC밀란의 태도가 누그러진 셈이다. 전 세계 8억명에 달하는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카카의 열의 때문이다.
카카는 "나는 축구를 통해 많은 은혜를 입었다. 이제 나는 뭔가 사회에 돌려줘야 하고 배고픈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주고 싶다"고 밝혔다.
UN 월드푸드프로그램의 존 파웰 홍보담당 이사는 "축구선수들은 그 자체가 홍보대사다. 축구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다. 카카가 홍보대사로 참여하면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브라질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카카는 11세부터 상 파울로 클럽의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통해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브라질 빈민가 출신의 아이들과 같이 축구기술을 연마했다.
2003년 이탈리아 명문클럽 AC밀란에 입단한 카카는 히바우두와 후이 코스타의 백업선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곧 주전자리를 꿰찼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공격형 미드필더 카카의 데뷔첫해 평점을 10점만점에 7.69점을 줬다. 당시 FIFA 올해의 선수로 뽑힌 파벨 네드베드보다 높은 후한 점수였다.
'축구황제' 펠레도 "브라질축구는 모든 포지션에서 매우 훌륭한 선수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브라질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진 선수는 카카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전 브라질 대표팀 감독인 룩셈부르구도 "카카는 브라질인의 기술과 유럽인의 체력을 갖고 있다"며 극찬한 바 있다.
일본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지코 감독은 "카카가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소크라테스를 연상시킨다"고 밝혔다. 소크라테스 1980년대 지코와 함께 브라질 축구를 이끌었던 소크라테스는 의사출신으로 잘 알려진 선수다. 브라질에서 '칠레나'로 불리는 뒷꿈치 패스를 전매특허처럼 여겼던 소크라테스는 1982년 소속팀 선수들과 같이 코리티안스의 유니폼 등번호 위에 '15일에 투표하자'는 선전구호를 붙이고 경기에 참여할 정도로 브라질 군사독재 종식에 앞장선 좌익의 축구철학자로 통한다.
자신의 첫 월급을 상파울루에 있는 명문대를 가려고 했던 동생에게 선뜻 내주기도 했던 카카는 골을 성공시킬때마다 두 팔로 하늘을 가리키는 뒤풀이를 한다. 2000년 자칫 장애자가 될 수도 있었던 수영장사고에서 자신을 지켜준 하느님께 감사하기 위해서다.
UN 홍보대사가 된 카카의 첫 업무는 앙골라 방문이 될 전망이다. 카카는 "상파울루와 AC밀란에서의 경험을 통해 가난한 아이들에게 그들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의지를 심어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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