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안영근 제2정조위원장은 25일 육군장성 진급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 `국정조사 실시' 발언으로 열린우리당-정부-청와대 사전교감 의혹을 불러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당직을 사퇴했다.
*** '국정조사' 발언 책임 안영근 의원 당직사퇴**
안 의원은 이날 지도부에 사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책회의 후 홍재형 정책위의장에게 엄중한 경고를 받고 사의를 표했으며 방금전 사표가 수리된 줄 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자신의 사의표명을 '반발성'으로 해석하는 기류를 의식한 듯, "여당 정조위원장 자리가 여간 힘든 자리가 아니더라. 정조위원장도 힘든데 대표는 얼마나 힘들겠냐"며 대표를 걱정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대화도중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의 사의 표명설을 전해듣고 "정말이냐"며 재차 사실을 확인했다. 안 의원은 '본의 아니게 동반사퇴가 됐다'는 기자들의 말에 "서로 약속한 게 아니니 '동반'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으나 '귀신의 음모'로 그렇게 됐다"며 씁쓸히 웃었다.
안보국방정책을 책임맡고 있는 정조위원장인 안 의원은 전날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군 인사비리 투서 사건에 대한 국방부 조사결과가 미흡할 경우 군 인사 전반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당정청 '사전교감설'이 확산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열린우리당은 25일 긴급 비공개 원내대책 회의를 열고 안 위원장의 "언급이 적절치 않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는 안 의원 개인 의견일 뿐 당에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한나라, "예전부터 여당에서 남 총장에 대한 적의 드러내"**
이같은 안위원장의 당직 사퇴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코드인사'를 통한 군 장악 등의 불순한 의도가 있다"면서 "좌시하지 않겠다"고 해당 상임위를 통한 집중 추궁 방침을 밝혔다.
박진, 송영선, 권경석, 박세환, 황진하 의원 등 국방위원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군 수뇌부 갈등설이 나오는가 하면 청와대는 육군수뇌부에 대한 의혹을 직접 제기하고, 여당은 국정조사를 주장했다가 부인하는 등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군 경찰 역시 청와대 투서와 괴문서만을 가지고 창군이래 처음으로 육군본부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과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확인도 되지 않은 채 충격적인 수사를 단행해 코드개혁을 시도하려 한다면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군의 사기를 저하시켜 안보의 근간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투서 작성자의 신원 확인 및 진상 규명 노력 등 투서의 사실여부부터 확인하고 의법처리해야 한다"며 "군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신속하고 조용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방위 간사인 박진 의원은 "우리가 보기에 이번 사안은 정치재판, 표적수사 가능성 높다"라고 주장했고 황진하 의원은 "괴문서가 발견되기 이전에 이미 국방부에서 내사가 진행 중이었다는 것을 국방부로부터 들었다"라고 밝혔다.
앞서 김덕룡 원내대표는 당 운영위회의에서 "이 정권이 군마저도 특유의 코드인사로 장악하려는 목적하에 소득을 보려는 것이라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최연희 의원도 "법사위에 남 총장이 출석했을 때도 여당 의원들이 질의가 아니라 적의를 나타내면서 인신공격을 해서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에 한나라당은 26일로 예정된 국회 국방위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추궁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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