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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장애인 편의시설은 '구색맞추기'"

민노당 심재옥 시의원, 광화문.시청.서울역 실태점검

서울시내 주요 지하철역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실제로 장애인이 이용하기 매우 불편하거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은 '구색 맞추기' 시설 설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교보빌딩에서 광화문역 엘리베이터 타려면 2km가량 돌아가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은 서울시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와 예산심의를 앞두고 서울시내 광화문, 시청, 서울역 지하철 역사와 주변의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실태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우선 광화문역의 경우 장애인 및 노약자용 엘리베이터가 세종문화회관 쪽 1,8번 출구에 설치돼 있으나 세종로에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지 않아 교보빌딩 쪽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엘리베이터 이용을 위해 리프트를 이용하거나 횡단보도가 설치된 시청이나 광화문 쪽으로 2km 가량을 돌아가야한다.

<사진1> 광화문역 동선

엘리베이터를 타고 일단 역사에 내려가도 장애인은 개찰구를 크게 돌아들어가야 한다. 일반 개찰구를 이용할 수 없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은 별도의 개찰구를 이용해야 하나, 엘리베이터 옆에 개찰구가 설치된 것이 아니라 반대편 매표소쪽에 개찰구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엘리베이터 근처에 엘리베이터를 알리는 별다른 안내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처음 이용하는 장애인은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점검단의 설명이다.

***"점자유도블럭 따라가다가는 차도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럭' 또한 엉망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광화문역 내 승강장에는 한쪽편에만 점자유도블럭이 설치돼 있을 뿐 반대편에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심지어 8번 출구에는 점자유도블럭이 차도 방향으로 진행돼 있어 이 블럭만 믿고 따라가다가는 차도에 내려서게 되는 아찔한 상태다.

<사진2> 광화문역 점자유도블럭 <사진3,4> 광화문역 승강장 유도블럭(사진 2장 붙여서)

무성의한 점자유도블럭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동아일보쪽 5번 출구의 점자유도블럭은 진입부 계단 하단부에만 유도블럭이 있고 상단부에는 없어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파이낸셜 빌딩 앞 유도블럭은 보도 한 가운데서 갑자기 중단되 있다. 최소한 버스 정거장이나 인근 시청역까지 유도블럭이 연결돼 있어야 한다.

계속해서 시청역 방향으로 가다보면 유도블럭의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계단 입구의 유도블럭이 계단에서는 유도봉(파이프 난간)으로 이어져야 하나 유도봉이 중간에 끊겨 실질적인 유도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시청 내부에는 비규격 유도블럭이 사용되고 있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5>파이낸셜빌딩앞 유도블럭 <사진6>시청역 유도블럭

휠체어 장애인에게 시청역 또한 불편한 곳이었다. 1-2호선 환승통로에는 계단만 있고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이 있었고, 장애인용 개찰구 호출벨이 개찰구 안쪽에만 설치돼 있어 바깥쪽에서 진입하는 장애인은 벨을 누르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서울역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역 승강장에는 점자유도블럭이 설치돼 있으나 안전선과 너무 가까워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고속철도 역사 2층에는 시각장애인용 안내판이 있으나 안내방송은 '인사말'만 나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승강장-전동차 높이 5cm이상 차이나기도**

이밖에 서울역과 광화문역 승강장 높이와 전동차 출입구 높이가 5cm이상 차이가 나 승하차에 불편을 겪었고, 아직도 횡단보도나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를 타기 위한 지하철역 입구 턱이 2cm가 넘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7>승강장-전동차

또한 시청역의 안전봉은 굵기가 알맞아 이용에 불편함이 없었으나 광화문역의 안전봉이 너무 두꺼워 손에 쥐기 힘들었고, 일부 장애인 화장실은 문이 안쪽으로 열리게 돼 있어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면 문을 닫기 힘든 경우도 있는 등 사소한 부분까지 장애인의 '눈높이'에서 배려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움을 낳았다.

***심재옥 시의원 "장애인 정책에 장애인이 직접 참여해야"**

이번 실태점검을 실시한 심재옥 민주노동당 서울시의원은 "공공정책, 특히 도시.교통정책은 장애인, 노인, 어린이, 여성이나 서울시, 시의회, 시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보면 여전히 비장애인, 남성, 청장년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장애인 이동권 정책에 장애인이 직접 참여해 입안.심의.집행.평가에 지속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또한 "휠체어 리프트를 대부분 공익근무요원들이 운용을 하는데, 광화문역 공익근무요원들은 리프트 이용법 등의 안전교육을 받았으나 서울역의 공익근무요원들은 그렇지 않았다"며 "현재 서울시 복지여성국이 이동권 정책을 수립하지만 실질적 운영기관인 지하철공사, 교통국 등 관련부서의 협조와 권한.책임을 명확히 하도록 제도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8>심재옥 시의원

서울시는 그동안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위해 수많은 예산과 노력을 기울여 이제 대부분의 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는 등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돈을 들여 설치하고서도 욕을 먹는 '탁상행정'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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