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와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이종석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LA발언에 대한 해명과 콘돌리자 라이스의 국무장관 지명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진력했다.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솔직한 입장 천명한 것"**
통외통위에 출석한 정동영 장관은 "노 대통령 발언의 핵심은 북핵문제의 교착상태를 더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실려있다"며 "한국의 적극적, 능동적 역할을 펼쳐가기 위해 분명한 메시지를 미국민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장기화되고 방치되는 것보다는 초기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율된 해법이 마련되는 것이 적당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이번 주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보다 솔직하게 우리 정부의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북한은 6자회담에 임하면서 북한의 목표가 북핵 보유가 아니라 미국의 대북강경정책이 철회된다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고 천명해왔다"면서 "노 대통령은 미국 대선이 끝난 시점에서 이제야말로 전격적인 협상이 필요하다고 느껴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이와 함께 "북한은 노 대통령의 북핵 해결을 위한 노력과 6자회담 유관국들의 외교정치적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 시점에 기회를 놓지지 말고 평화적으로 풀 수 있는 기회를 잡도록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 장관은 미국과 사전 조율된 발언이냐는 질의에는 "사전에 조율해야 할 성격의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그렇지 않은 것임을 시사했다.
***이종석, "대통령이 숙고끝에 한 말"**
국방위에 출석한 이종석 NSC 사무차장도 "대통령의 LA발언은 세계정세의 유동적 측면과 여러 가지 상황을 오랫동안 생각해 범정부적 차원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상황인식은 적절했다고 보고, 이 방법으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케리가 당선됐더라도 이같은 입장에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아주 깊은 숙고 끝에 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차장은 "북핵문제가 노출된 이후 지난 2년간 절차적 차원에선 6자회담으로 안정적인 관리를 했지만, 내용적으로는 북한이 2년전에는 핵을 가질 능력도 의사도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다르게 얘기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며 "대통령이 명확하게 우리 정부의 방향을 말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부연했다.
이 차장은 이에 따라 "대통령이 '북핵은 용납못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만큼, 대통령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 상황을 평화로 바꾸기 위한 결단으로 이해해 달라"면서 "그동안 북한을 향해 핵개발 포기를 무수히 설득해 왔다. 단 한번도 북한 설득 노력은 포기한 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북한 옹호발언' 식의 비판을 반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민족공조만을 너무 강조한 것아니냐. 남북대화만으로 북핵을 저지하는 것이 가능한가"(황진하), "대통령이 심사숙고 끝에 말한 것이라고 하지만 6자회담을 앞두고 여러 가지 정황상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을 늦추지 않았다.
***"라이스 지명자와 친분관계 쌓여있다"**
정 장관과 이 차장은 한편 라이스 미 국무장관 지명자와의 친분을 강조하며 '강경파 득세'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부심했다.
정 장관은 "라이스 보좌관에 대해 일부에서는 강경파 라인이라는 분석보도가 있지만, 강경파로는 볼 수 없고 실용적으로 부시대통령을 보좌해 낸 정치학자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미 중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 인상도 대단히 쾌활하고 한반도 문제에 정통했으며, 한국에 애정을 갖고 있다는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라이스 보좌관은 지난 3차 6자회담에 대해 북측이 긍정적 회담이었다고 평가할 정도의 진전을 이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라며 "북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고자하는 합리주의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차장도 "부시 행정부가 1기와 2기 모두 부시 대통령이 외교정책의 총수인 만큼 (부시 정부 인사들과) 오랫동안 안면을 익혀서 나름대로 친분관계가 쌓여 있다"며 "라이스 보좌관은 NSC와 특히 협의를 많이 한 분"이라고 친분관계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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