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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수뇌부 '4대입법' 타협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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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수뇌부 '4대입법' 타협론 확산

내주부터 국보법 제외한 3개 법안심의 착수

국회가 17일 상임위별 법안 심의에 착수한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4대 입법'에 대한 한나라당과의 타협론으로 기울고 있어 주목된다. 양당 내부에선 이미 국가보안법을 제외한 과거사기본법, 사립학교법, 언론관계법 등 3개 법안에 대한 협상처리 가능성이 크게 부각됐으며, 물밑 탐색전도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다.

***우리당 "내주부터 4대법안 본격 심의"**

열린우리당은 4대입법안을 내주부터 상임위별로 상정, 다른 민생법안과 함께 입법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당은 이에 따라 4대 입법을 50개 민생법안에 포함시켜 정기국회내 처리한다는 목표하에 한나라당과의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1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의 대안이 마련되는대로 내주초부터 민생개혁법안을 발의해 심사하겠다"면서 "기금관리기본법, 공정거래법개정안 등은 시급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나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간, 혹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간 '4자회담' 무산에 대한 강한 불만을 쏟아내며 협상 주도권 잡기에 진력했다.

이부영 의장은 "한나라당이 대화를 안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 같아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중요한 법안 심의와 상임위를 앞두고 어떤 형식이든 모여서 대안을 심의하고 타협해야 할 때에 우리당의 대화제의를 계속 미루는 의도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혹시 시간을 늦춰 법안을 심의할 충분한 여유를 뺏고 초조한 여당이 단독국회라도 해줬으면 하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닌가"라며 "여당을 감정으로 몰아넣는 상당히 유감스러운 우회전술이 나라를 위한 것이냐"고 다그쳤다.

이 의장은 "말하기 거북한 우회전술을 구사하지 말고 한나라당은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나와달라"고 덧붙였다.

천 대표도 "4자회담 제안은 야당을 끌어들이려는 전술적 방침이 아니라 토론과 타협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개혁 정치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실현토록 노력하자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이에 소극적 입장을 보인 것은 안타깝다"고 가세했다.

***문희상, "개혁 성공 위해선 속도와 강도조절 필요"**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도 전날 국민정치학교 강연에서 "적절한 선에서 4대입법을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의회는 상대가 있는 만큼 최선이 안되면 차선을 택해야 한다"며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속도와 강도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개혁은 국민과 함께 가야하며, 국민보다 10보 앞서면 안되고, 반보 앞에서 손을 끌고 같이가야 한다"면서 "현재 우리당을 지지하는 30%와 30%의 수구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40%가 저쪽으로 가려하기에 좀 어렵지만 이들을 데리고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이어 "생존을 위해서는 개혁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구심점이 있어야 힘이 붙는 만큼 개혁주체세력이 필요하다"면서 "개혁주체세력은 더 많이 희생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야당을 방문, 화합과 통합을 위해 노력했지만 야당은 취임 첫날부터 탄핵을 하려들고, 편가르기만 하는 등 노 대통령의 노력에 응하지 않았다"며 "통합정치를 얘기할 자격이 없다"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이부영 의장에 이어 핵심중진인 문 의원이 '타협론'에 가세하고 나섬에 따라 4대입법의 독자처리 불가 기류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 "3개법안 논의 가능"**

한편 한나라당은 4대법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고 당론 수렴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한나라당은 여당의 4자회담 제의는 협상의 주도권 장악 의도가 있다고 보고 응하지 않기로 한 반면, 원내대표단과 상임위별 논의를 통한 의견 조율을 선호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4대입법 가운데 사립학교법, 과거사기본법, 언론관계법 등에 대해선 대안을 마련해 여당과의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4대입법의 핵심인 국가보안법에 대해선 열린우리당이 '폐지' 당론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협상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국보법을 제외한 3대 법안의 협상 의사를 내비친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정기국회에선 예산 및 예산과 관련된 법안, 민생법안 처리에 역점을 두겠다"면서 "국보법은 여당에서 먼저 폐지당론을 철회하면 같이논의할 수 있으며, 나머지 법안도 여당이 정략성을 배제하면 논의가 가능하다"고 재확인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한나라당은 여당이 '4대입법'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안을 내놓고 철저히 심의할 것"이라면서 "날치기 같은 것은 절대 용납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사립학교법과 언론관계법을 확정하고, 이미 국회에 제출한 과거사관련법과 함께 본격적인 법안 심의를 진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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