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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北에 대한 무력행사-봉쇄정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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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北에 대한 무력행사-봉쇄정책 반대"

부시와의 회동결과 주목돼, "부시의 정상회담 순서는 일본-호주-중국順"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무력행사는 협상전략으로서의 유용성도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온 미국은 우리의 이러한 현실을 존중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

***"북에 대한 무력 행사 협상전략으로 유용성 제약"**

노 대통령의 LA 방문 첫 일정인 미국 민간외교정책단체 국제문제협의회(WAC)에서 주최하는 오찬 연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후 노 대통령이 한미 관계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직접 밝히는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또 오는 20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미국내 대북 강경론을 의식한 듯 연설 대부분의 시간을 북핵 문제에 할애했다.

노 대통령은 우선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핵보유를 결코 용납못한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전제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붕괴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체제 위협에 직면했을 때 북한이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이 역시 한국 국민들에는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미 네오콘(신보주의자)들의 대북 강경책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6자회담의 틀이 만들어지기 전에 일부에서 북에 대한 무력행사가 거론된 적도 있다"면서 "한국국민들은 무력행사 얘기하면 전쟁을 먼저 떠올린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전쟁을 경험한 우리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은 미국 국민의 정서와는 아주 다를 수 있다"며 "잿더미위에서 오늘의 한국을 이룩한 우리에게 또다시 전쟁의 위험을 감수하기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노 대통령은 "봉쇄정책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건 결코 바람직한 해결방법이 아니다"면서 "불안과 위협을 장기화할 따름이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북한과 대화 장기화 반대"**

노 대통령은 또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과 관련,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 장기화에 대해선 반대한다"고 조속한 대화재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대화가 장기화될 때 여러 다른 상황을 가정할 수 있지만 새로운 상황에 대한 가정과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대화가 장기화 안되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게 오히려 더 쉬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결국 대화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며 "이미 미국도 대화의 길로 들어섰고 북한도 처음에는 6자회담을 반대했지만 그동안 참가해왔고 상당히 진전된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며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강조했다.

***"北, 안전보장되면 핵무기 반드시 포기할 것"**

노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유가 반드시 누구를 공격하려 하거나 테러를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개발했거나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의혹은 충분하며, 미사일과 그 제조기술을 수출하는 것도 많은 국가들의 우려를 살만한 일이지만 지난 87년 이후 북한은 테러를 자행하거나 지원한 일이 없으며 지금도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수 있지만 안전이 보장되고 개혁과 개방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면 핵무기는 포기할 것"이라며 "결국 북핵문제는 북에게 안정을 보장하고 개혁개방을 통해서 지금의 곤경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냐, 아니냐의 결단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은 개혁과 개방을 원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 제 대답은 '그렇다'이다"며 "다만 개혁과 개방은 내부적으로 불안과 동요를 가져오고 그것이 빠르게 진행되면 체제가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 강한 경계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경제 발전을 위해선 6자 회담 당사국과 나아가 전세계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고 특히 중국, 러시아, 한국의 도움없이는 최소한의 생존도 유지하기 어렵다"며 "북한은 반드시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바지가랭이 잡고 나를 지켜달라는 건 우방의 도리가 아니다"**

노대통령은 주한 미군 재배치와 관련해서도 "주한미군의 철수는 반대하지만 융통성있는 운용에 대해선 한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적어도 한국민도 자주국가로서의 자존심과 책임감을 가진 국민이라면 아무리 우방이라도 최전선 위험한 곳에 우방 군대를 배치하고 우리를 지켜달라고 하는 것은 좀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1위쯤 되는 나라라면 이제 자기국방은 주로 자기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런 점에서 미국이 여러가지 전략적 필요에 의해 주둔군 숫자를 줄이고 늘이는 문제를 미국이 융통성 있게 운용할 수 있게 협력해야지 무조건 바지가랭이 잡고 나를 지켜달라, 절대 떠나선 안된다고 말하는 건 우방으로서 적절한 도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부시의 정상회담 순서는 일본-호주-중국 순"**

이같은 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조지 W. 부시 미대통령 재선후 네오콘에서 강력 제기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강령대응 및 유사시 선제공격 주장에 대한 한국정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어서, 향후 미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 재선후 네오콘은 "청와대와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의 누가 부시의 낙선을 원했는지를 알고 있다"(에버스타트 AEI 수석연구원)는 등 노무현정부에 대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미 공화당 움직임에 정통한 한 고위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 재선 승리후 최초로 오는 20일 칠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때 부시 대통령은 선거기간 동안 자신의 승리를 공개리에 희망한 고이즈미 일본총리와 하워드 호주총리를 첫번째, 두번째로 만나 정상회담을 갖기로 일정을 잡았으며, 대선승리후 가장 먼저 축전을 보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세번째로 만나기로 하는 등 대선과정에 각국이 보인 태도에 따라 노골적인 '호불호'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20일께로 예정된 노무현대통령과 부시대통령간 회동 분위기가 어떻고, 어떤 대화가 오갈지에 대해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과정에, 노대통령의 이같은 분명한 입장 표명이 있어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LA 시장 주최 만찬, 동포간담회 등 마치고 남미 방문**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도산 안창호 선생 후손들과 스티븐 샘플 남가주대 총장 일행을 접견한다.

또 이날 저녁 제임스 한 LA 시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고, 13일 LA지역에서 영화·문화계에 종사하고 있는 교포들을 접견하고, LA 거주 동포인사 3백50여명을 초청, 동포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LA 일정을 마치고 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끼르츠네르 대통령 초청으로 14∼16일 아르헨티나를 공식방문하고, 브라질 룰라 대통령 초청으로 16∼18일 브라질을 국빈방문한다. 또 칠레 라고스 대통령 초청으로 18∼19일 칠레를 공식 방문한 뒤, 20∼21일 칠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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