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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온다고 아주 가슴아픈 사연 특별히 골랐냐"

盧대통령, 주부들 '생활고' 토로에 식은땀, "나를 믿고 희망 가져라"

노 대통령은 5일 오전 MBC 라디오 <여성시대>에 출연해 2시간 동안 가진 주부들과의 대화에서 잇따르는 주부들의 심각한 경제난 토로에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나 온다고 아주 가슴 아픈 사연 특별히 골랐냐"**

이날 주부들은 최근 경기불황과 관련 주택, 보육, 의료, 취업 등 서민들의 어려움을 집중 토로했다. 이날 토론회에 나온 주부들은 지난해 '사랑의 김장담그기' 자원봉사자 중 선발된 40-50대 주부 32명이었다.

노 대통령이 "저 온다고 아주 가슴 아픈 사연으로 특별히 골랐냐"고 반문할 만큼 실직자, 소공장 공장주 가족 등 최근 IMF사태를 능가하는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사연이 이날 줄줄이 소개됐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주부들의 고통 토로에 '희망심기'에 주력했다.

노대통령은 특히 주택문제와 관련, "제가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현재까지로는 제법 한다 싶다"며 "제도를 완전히 고쳐서 집값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서울과 수도권은 지을 땅이 없고, 이게 천정부지로 올라가니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게 정부로서는 지난한 과제"라며 "이것은 큰틀에서의 균형발전 같은 그런 방향을 해석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투기만이라도 철저하게 막아서 수요 공급에 관계없이 집값, 땅값 오르는 건 꼭 막아내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저를 믿고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하자"**

노 대통령은 또 대통령이 서민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 제기와 관련, "대통령이 서민들의 생활을 모르면 그건 정말 큰일"이라며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매일 그렇다고 그 말만 할 수 없다. 매일 말 안해도 저와 여러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경기 침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오래된 구조적인 문제도 있고, 그 다음에 요 근래 우리가 맞이한 불경기 문제도 있다"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보통 때 오는 불경기가 있고 특별한 이유가 있어 골짜기가 아주 깊어진 특별한 불경기가 있는데 지금 우리가 특별한 불경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별한 불경기'의 원인으로 우선 늘어난 가계부채와 이로 인한 내수부진을 지적하면서 신용불량자에 대한 개인회생제도 등을 구제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심각한 양극화 문제에 대해선 기술혁신, 기술양성과 법적인 보호장치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이게 빠르게 그때그때 시원하게, 배가 아플때 금방 의사 선생님이 착 달려오고 주사 한대 놓으면 금방 탁 일어서고 해야 하는데 병원에 가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응급실에 가도 기다려야 되고 주사 맞는다고 벌떡 일어나는 게 아니다"며 "저를 믿고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하자"고 주문했다.

***"토론으로 사람과 사회 바꿀 수 있다는 믿음, 혼란에 빠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많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사람이나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하는데, 사람과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 것인지 지금 혼란 속에 빠져버렸다"며 최근의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돼도 토론이나 설득이나 대화를 통해 바꿀 수 있는 일은 극히 적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치하거나 교육하는 사람들의 성공이 뭘까, 이런 혼란 속에 빠져 있다"며 최근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 등 지난 1년반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히면서 든 생각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만 해도 "우리나라가 토론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부문에서 활발한 토론을 하면 좋겠다"며 '토론'을 통한 설득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으며, 지난 2003년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검찰개혁 방안'에 반발하는 평검사들과 직접 토론회를 갖기도 했었다.

노 대통령은 "옛날에는 정치를 그만두면 대학교에 정당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적이 있고 또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지만 요즘은 가끔 회의가 생길 때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원하는 게 자꾸 달라지고 같은 시대에도 서로 생각들이 다르고 변화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에 대한 인식 차이를 대통령직 수행의 어려움으로 꼽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도 법에 복종하고 사리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할 수 없는 일은 안 하고 국민들도 그걸 이해해주고. 그러면서도 제도가 잘 짜여지고 법이 잘 갖춰져서 대통령이 법에 의해 하면 국정을 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나는 좋은 뜻으로 승부사"**

'승부사 기질이 있다'는 평가에 대해 노 대통령은 "승부사가 좋은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하긴 곤란하다"며 "좋은 뜻으로 승부사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도박을 했으면 돈을 좀 땄을 것"이라며 "어려운 고비들을 여러 차례 넘겨왔으니까 운이 참 좋은 사람이다, 말하자면 대통령 권력 운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면 그 말도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재신임' 등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던 정치적 선택에 대해 "매 시기 행운을 바라고 또는 내 운명을 시험하고 이런 게 아니고 저로서는 정말 진지하고 제 자신에게 가장 정직하고 충실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방송은 <여성시대> 30주년으로 특별히 기획된 것으로 전날(4일) 오후 양희은, 송승환씨 등 사회자와 2003년 '사랑의 김장담그기' 자원봉사자 중 선발된 40-50대 주부 32명이 MBC 스튜디오에서 사전 녹음한 것이었다. 노 대통령이 시사.토론 프로그램이 아닌 일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지난해 7월 MBC TV <느낌표>에 이어 두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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