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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공권력'에 대한 적개심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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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공권력'에 대한 적개심 표출

"경찰의 찜질방 사건 조사때문에 과거 들통나 애인 떠나"

연쇄살인 용의자 유영철(34)이 26일 열린 재판에서 자신의 여성들에 대한 직접적 살인 동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해 주목된다. 유영철은 '애인의 배신감'보다 '애인이 배신하게 만든 경찰' 등에 대한 사회적 반감때문에 연쇄살인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유영철, "찜질방 사건으로 애인에게 과거 들통나 마지막 희망 꺾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황찬현 재판장)의 심리로 이날 열린 공판에서 유영철은 자신의 살인 목적은 '금품 갈취'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신사동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대학에 기부하는 것을 보고 부유층에 대한 살인을 멈췄다"며 "그러나 애인과 행복하게 지내던 중 찜질방 사건으로 인해 애인에게 과거가 들통나 버림받게 됐고, 배신감에 의해 성매매 여성들만을 골라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유영철이 말한 '찜질방 사건'이란 지난 1월 서울 신촌의 모 찜질방에서 자고 있던 손님의 사물함 열쇠를 훔쳐 1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다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사건을 가리킨다.

유영철은 "당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전과자라는 이유로 구속영장까지 신청돼 결국 애인이 이혼남이라는 사실과 전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며 "(동거녀와) 잘 살았다면 19명의 희생자가 안 나왔을 것이다. (찜질방 사건은) 내 꿈을 깨고 마지막 희망을 꺽은 것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영철은 재판 과정에서 '찜질방 사건'에 대해 결백을 주장하는 한편, 당시 피해자에게 '지갑 속에 있던 현금 30만원을 모두 주겠다'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것도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애인에게 내 과거가 들통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유영철은 또한 "구치소에서 교도관에게 '검사를 엿 먹이겠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검사실 창문에서 뛰어내리려 했다"고 답하는 등, 검찰 등 공권력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유영철은 또 '이문동 사건'의 증인으로 나온 경찰관들에게 "형사들은 사람을 안 죽여 봐서 모른다"고 냉소하기도 했다.

유영철은 또한 재판장에게 "완전범죄가 가능하다고 보냐"고 묻는가 하면, "내가 진술해주지 않았으면 검찰과 경찰이 몰랐을 텐데 그게 완전범죄 아닙니까. 증거를 내가 다 갖다 바친 것 아니냐"고 스스로 답하는 등, 초지일관 경찰과 검찰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유영철 중학교 동창 "계속 연락했더라면..."**

한편 이날 재판에는 유영철의 절친한 중학교 동창이 증인으로 나와 유영철의 학창시절을 소개하기도 했다.

벤처기업 사장을 하고 있는 친구 노모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영철이와 한 반이었으며 다른 2명의 친구와 함께 '사철나무'라는 그룹을 만들어 대학에 진학해 대학가요제에 나가기로 약속하고 연습을 했었다"고 말했다.

노씨는 "영철이는 노래를 잘해 성가대에서 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체육도 잘해 100m를 12초에 뛰었으며, 미술도 전문가라고 착각이 들 정도로 잘했다"며 "그러나 당시 80년대 중반에는 '운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못해 체고에 가지 않고 예고에 가려 했으나, 색맹으로 낙방하고 일반 고교 진학 시기를 놓쳐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고등학교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노씨는 "영철이가 고등학교에 간 뒤 '한 선생님이 여러 과목을 가르치는 커리큘럼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하고 성가대에 발길을 끊었다"며 "영철이는 고등학교 졸업 뒤에도 중졸로 학력이 낮아 군대에도 가지 못하는 등 (냉대로 인해) 사회 적응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씨는 "이후 4년 동안 고시 준비를 하느라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다 94년에 만나 '연락 좀 하고 지내자'라고 다짐했다"며 "그러나 99년 이후에 연락을 하지 못했는데, 그 때부터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지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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