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가 펼쳐지기 전 최대관심사 중 하나는 플레이오프에서 대활약한 삼성의 막강 불펜진을 팀타율 1위팀 현대가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21일 수원구장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오히려 현대 불펜진의 위력을 삼성이 느껴야했다. 현대는 최고의 외국인타자 브룸바의 선제 솔로포와 적재적소에 투입돼 제 몫을 톡톡히 해낸 불펜진의 호투로 삼성에 6대2의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첫 승을 신고했다.
플레이오프에서 1승 1세이브를 기록한 삼성 에이스 배영수의 구위에 밀리던 현대는 4회말 2사후 브룸바가 배영수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통타해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초반에 배영수에게 막혔는데 브룸바의 홈런이후 선수들의 기가 살았다”는 김재박 감독의 말처럼 이 홈런은 현대에게 의미가 컸다.
기세가 오른 현대는 5회말 상대실책과 타선의 집중력으로 3점을 뽑아냈다. 선두타자 심정수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자 박진만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박진만의 번트타구를 잡은 배영수 투수는 2루에 공을 던졌지만 삼성 유격수 조동찬이 마지막 순간 볼을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현대는 착실하게 전근표의 희생번트로 1사 주자 2,3루를 만든 뒤 김동수, 채종국, 전준호의 적시타로 삼성을 무너뜨렸다.
삼성은 6회초 플레이오프에서 13타수 1안타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양준혁과 로페즈가 연속타자 홈런을 기록하며 2점을 추격했다.
7회초에도 삼성의 반격은 계속되는 듯 했다. 조동찬의 좌전안타에 이어 진갑용이 몸에 맞는 볼로 진루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는 박종호의 부상으로 2루수로 출전한 김재걸. 현대 덕아웃은 희생번트 시도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신철인을 마운드에 올렸다. 현대 내야수들이 극단적인 전진수비를 펼치며 압박해 오자 김재걸은 스리번트 아웃으로 물러나 삼성의 추격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7회초를 승부처로 확신한 현대 김재박 감독은 좌타자 박한이를 상대하기 위해 올 시즌 20홀드를 기록한 좌완 ‘믿을맨’ 이상열을 투입했다. 이상열은 박한이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코칭스태프에 믿음에 화답했다.
8회초 1사후 양준혁이 우전안타를 뽑아내자 현대는 특급마무리 조용준을 내세웠다. 조용준은 삼성 4번타자 로페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김한수에게 3루쪽 빗맞은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조용준은 자신의 전매특허인 칼날 슬라이더와 싱커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까다로운 타자 강동우를 삼진으로 잡아내 불을 껐다.
삼성은 8회말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 플레이오프에서 맹위를 떨친 권혁과 권오준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심정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추격의지가 꺾었다.
1승을 거둔 현대는 22일 펼쳐지는 2차전에 정민태를 투입하고 삼성은 올 시즌 현대전에서 2승1패 방어율 1.83을 기록한 호지스가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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