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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퇴임후 가장 바쁜 나날 보내는 DJ

열린우리당 연일 '러브콜', 조만간 해외 순방 검토 중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요즘 퇴임 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난 전직 대통령의 역할이 요구될 뿐 아니라,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원내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국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는 국내 정치상황 모두 김 전대통령의 행보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14일 한통련 회원 예방 등 퇴임후 가장 바쁜 나날**

최근 김 전대통령은 주요 인사들의 예방 및 특강 등 여느 정치인 못지 않은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 13일 이부영 의장의 예방을 받은 데 이어 14일 자신의 구명운동 등에 앞장서 반국가단체로 지목됐던 재일 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회원들과 만났다. 이날 회동은 특히 '김대중 납치 사건' 이후 31년만에 처음으로 곽동의 상임고문을 만나 관심을 모았다. 김정부 의장 등 다른 회원들과는 지난해 9월 30년만에 첫 만남을 가진 지 1년만의 만남이다.

김 전대통령은 이날 "우리의 국익을 위해, 강대국 사이에 있는 우리의 평화유지를 위해 미국과의 동맹으로서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우리 민족의 의사가 존중돼야 하고 우리 운명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한통련 회원들의 김 전 대통령 방문에는 '한통련 고국방문단 환영위원회' 회장인 최병모 전 민변 회장과 집행위원장인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도 동행했다.

앞서 김 전대통령은 12일에는 제5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특별연설을 했고, 11일에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30주년 행사에 참석해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이지만, 한반도 문제만큼은 남과 북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7일에는 신임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의 예방을 받았다. 그는 힐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북한을 설득하는 데 있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힐 대사와 1시간 가량 남북관계 및 한미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앞서 5일에는 국제평화군축단체인 '과학과 국제 문제에 관한 퍼그워시 회의' 제54차 총회 개막식 기조 연설을 했다. 지난 3일에는 경향신문과 창간 58주년 특별 인터뷰를 갖고 남북관계 경색 해소를 위해 '측면지원' 의향이 있음을 최초로 밝히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의 예방도 잇따랐다. 지난달 14일엔 열린우리당 전병헌 최성 윤호중 의원등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등을 지낸 의원들이 찾았다. 또 같은달 7일엔 임종석 의원 등 여당 초.재선 의원들이 예방했고, 지난 8월 12일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찾아와 "아버지 (집권)시절에 많은 피해를 입고 고생한 것을 딸로서 사과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반도 정세 급박해지면서 'DJ 역할론' 급부상**

김 전대통령이 이처럼 요근래 퇴임후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현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만났고 노벨 평화상을 받은 DJ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상.하 의원에서의 북한 인권법 통과, 김일성 주석 10주년 조문 방문단 방북 좌절, 노무현 정부 들어 계속된 탈북자들의 대거 입국 등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경색된 상태다. 북핵 6자회담도 미 대선 이전에는 열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11월초 미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변화를 겪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DJ는 13일 이부영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미 대선이 끝나면 누가 되든지 한반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 구한말과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주변 4국과 어떻게 해나가느냐가 중요하다"며 한반도 주변정세의 심각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당 누구보다 'DJ 역할' 절감**

특히 열린우리당은 누구보다 DJ의 '역할'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분위기다. 현재의 남북 경색국면 타파를 위해선 DJ 역할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이해찬 총리, 정동영 통일부장관, 이부영 의장 등 여권 고위관계자들은 북한에 대해 계속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적극적 의사 표시를 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정상회담에 대해 노 대통령이 직접 공식적 입장을 표명하거나 아니면 특사를 파견해 공식 요청해 올 경우 정상회담 개최를 검토해보겠다는 냉담한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다. 때문에 북측이 신뢰하고 있는 DJ의 지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DJ는 이부영 의장에게 "전직 대통령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직의 대통령이 중요하다"며 대북특사 제안은 우회적으로 거절했지만, "미국과 성실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굳건히 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며 "힘 닿는 데까지 나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측면지원 역할'만 하겠다고 일정부분 선을 그어 우리당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수세에 몰린 열린우리당, DJ에 러브콜?**

우리당이 DJ를 연일 찾아가는 것은 단지 남북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정치적 상황도 DJ에게 러브콜을 보낼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여당이자 원내 과반을 차지하는 열린우리당도,제1여당인 한나라당도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쥐지 못하고 있는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이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DJ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열린우리당의 판단이다. 열린우리당의 'DJ 끌어 안기'는 지난해 민주당과의 분당 과정을 겪으면서 흩어졌던 지지 세력을 재결집시키겠다는 의도이며, 최근 차갑게 식고 있는 호남지지층의 재결집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선거법 위반 등으로 내년 4월 대거 재.보선을 치루면서 과반수 정당자리를 내놓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 필요성까지 일각에선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열린우리당의 구애에 대해 김 전대통령은 아직 화답하지 않으나, '정치적 훈수'는 두기 시작한 분위기다.

퇴임 이후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 함구하던 DJ도 최근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에 대해 "1980년 신군부가 나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형선고를 내렸다. (결국) 악이 멸하고 정의가 승리했다"며 우회적으로 폐지 입장을 밝히고, 과거사규명 등과 관련해서는 "옳은 일인데 국민이 안따라 오면 서서 기다리고 설득해야 한다"고 무리한 일추진에 일침을 가하는 등 무게 실린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3개국 순방과 6월 중국을 방문했던 김 전대통령은 본인이 조만간 해외 순방에 나서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대통령은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국가의 초청을 받아 놓은 상태다. 과연 향후 김 전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의 '국내정치 불개입' 선언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앞으로 정가의 비상한 관심사가 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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