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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정기권, 지하철공사 유리하게 '적게' 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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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엉터리 정기권, 지하철공사 유리하게 '적게' 환불

"정기권 고장안나게 신주단지 모시듯 합니다"

지난 7월 서울시가 대중교통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지하철 정기권이 시민들에게 불리한 환불기준을 적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하철 정기권 환불 기준 지하철공사 유리하게**

서울시는 당초 지난 7월15일 한 달 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정기권을 3만5천2백원에 판매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하철공사 등이 영업이익의 감소 등을 이유로 반발하자 한 달 60회로 사용횟수를 제한해 정기권을 내놓았다. 결국 60회를 모두 이용할 경우 1만1천2백원(14회X8백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훼손된 정기권을 환불할 때 이용객들에게 불리한 기준으로 환불된다는 것이다. 만약 정기권을 구입해 5일 동안 30회를 승차한 뒤 정기권 마그테틱 손상 등으로 인해 환불할 경우, 남은 일수(25일)을 기준으로 하면 2만9천3백원이 환불되고, 남은 횟수(30회)를 기준으로 하면 1만7천6백원이 환불되는데, 지하철공사 측은 무조건 적은 금액으로 환불하는 것이다.

<사진1>정기권 반환공식

마찬가지로 정기권을 구입해 20일 동안 30회를 이용했다면 남은 횟수기준 1만7천6백원이 환불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일수 기준으로 1만1천7백원이 환불된다. 즉, 똑같이 30회를 사용했더라도 이용객이 아닌 지하철측에 유리한 쪽으로만 환불이 되는 것이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워낙 저렴하게 나온 정기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궁여지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기권을 사용하는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기준이다.

서울지하철공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김경영씨는 "오늘 아침부터 지하철역에서 열을 냈더니 기분이 안 좋네요. 지하철만 죽어라 타고 다니는 사람이라 정기권을 구입했습니다. 케이스에 담아서 고이고이 모시고 다녔죠. 29회를 사용했습니다"라며 그러나 "오늘 아침 삑~ 소리가 나더군요. 역무원에게 갔더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나머지 금액 12000원 정도를 돈으로 환불해준다는... 이게 무슨 정기권입니까"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김씨는 "정기권의 처음 취지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요금부담을 덜어준다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고심하셔서 60회라는 제한도 둔 것일꺼구요"라고 지적한 뒤, "그 환불 규칙은 또 뭘까요? 원칙대로 남은 분량에 대한 정기권을 발급해주시는게 맞습니다. 한 나라의 지하철 공사가 정기권 환급에 대한 정당한 정책도 없이 정기권을 발행한다는게 우습네요. 아무리 작은 회사라 할지라도 정당한 룰이란게 존재하지 않나요?"라고 지하철공사의 환불 기준을 비난했다.

***"기계가 먹은 정기권도 내 책임이라니"**

게다가 정기권이 아무리 잘 관리를 해도 지하철 기기오류로 인한 고장이 많아 억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 지난달 승객 잘못이 아닌 기기오류로 인한 지하철 정기권 환불 건수가 무려 2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시판에는 "어떻게 해야 고장안나게 60회 다 뽑아 쓸수 있을까요? 누구 경험 있으면 글 좀 올려 주세요~ 오기로 어제 정기권 또 샀습니다. 프라스틱 통까지 하나 구입했습니다. 여기에 꼬박꼬박 신주단지 모시듯 보관하며 사용해 보렵니다"(이은영) "제경우 지난주에 28회 사용한 정기권이 여의나루 역에서 기계에 먹혀버렸습니다. 그 후 동작이 되지 않아 교환하려 했는데, 14000원 정도를 환불해 주더군요... 상식적으로 절반정도 사용했으니 액면금액의 반정도는 환불해 줘야 한다고 생각됐지만 규정이 있다구 하니 그러려니 했죠... 이틀전 정기권을 새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여의나루 역에서 또 먹혀 버리더군요..."(김진희) 등 불만의 글들이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하철역 창구 직원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지하철 역무원 김모씨는 "나도 현재의 환불기준이 납득이 안되는데, 어떻게 시민들을 납득시키겠느냐"며 "규정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창구 앞에서 화를 내는 시민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진2>지하철공사 안내문

***대중교통시스템 '아직도 수정중'**

한편 버스와 지하철을 환승할 경우 위치파악이 정확히 안 돼, 매일 같은 구간을 출퇴근하며 이용하는 시민도 요금이 1백원씩 차이가 나는 등 교통체계 개편 2개월이 되도록 아직까지 곳곳에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 연희동에서 경복궁역까지 버스를 이용한 뒤 경복궁역에서 교대역까지 지하철을 이용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어떤 날은 교대역에서 나올 때 추가요금이 1백원이 찍히고, 어떤 날은 2백원이 찍힌다"면서 "처음에는 그려려니 하고 고쳐지기를 기다렸는데, 두 달이 지나도록 수정되지 않는 것을 보니 화가난다"고 말했다.

한국스마트카드에 따르면 위성위치추적장치(GPS)에 따라 요금이 책정이 되는데, 기기의 민감성에 따른 오류를 계속 수정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스마트카드는 2개월간 7천여만원을 요금 과다 청구로 환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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