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인터넷 언론, 법적 지위는 없고 규제만 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인터넷 언론, 법적 지위는 없고 규제만 있다"

[세미나] '인터넷 언론 선거보도 현황과 법적쟁점'

'법적인 지위는 없고 규제만 있다.' 21세기 언론계의 돌풍을 몰고온 인터넷 언론은 지난 총선을 계기로 선관위의 선거보도 감시를 받게 됐지만, 언론으로서의 법적 지위는 갖지 못한 채 규제만 당한 셈이 됐다는 것이다.

한국언론법학회와 중앙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이 30일 프레스센터에서 '인터넷언론 선거보도의 현황과 법적쟁점'이라는 주제로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세미나를 열어 인터넷 언론의 정의와 법적 지위, 올바른 규제 방향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인터넷 언론이 시민사회 공론의 장 역할 가능케 해"**

우선 제1세션에서 문상현 광운대 신방과 교수는 '인터넷 언론과 표현의 자유'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19세기 자유로운 시민 사회 형성 과정에서 군주독재에 대항하기 위해 '자유의 획득' 자체가 큰 의미를 지녔지만, 20세기 들어 대중 신문 등 매스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미디어 자체가 자본이 축적된 기업이 됨에 따라 자본 권력화 되며 대중의 정치참여 과정이 구조적으로 막혔다"고 분석했다.

문 교수는 따라서 "미디어 역할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출발한 인터넷이라는 공간과 이를 기반으로 한 언론이 '공론장'이라는 역할을 통해 '숙의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최근 인터넷 환경이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저널리즘의 진지성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있지만, 인터넷이 갖는 쌍방향성을 통해 시민 사회의 상호의사소통이 가능해 공론의 장으로 활용되 수 있고, 비동시적으로 활자화된 의견 교환으로 인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숙의 민주주의'를 가능케 해 기존 미디어 구조 변화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신문 인터넷 사이트가 선거법 위반 더 많아"**

이어 발표에 나선 임종일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위원(전 한겨레신문사 비평위원)은 "인터넷선거보도심의 결과 오프라인 종속형 인터넷 언론사의 위반 건수가 전체의 2/3로 훨씬 많았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임 위원은 이에 대해 "인터넷상의 보도는 종이신문에 게재된 기사에 비해 선거보도에 따른 준칙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임 위원은 또한 "인터넷 언론의 경우 여론조사 공표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며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여론조사 공표 금지 조항을 아예 없애거나 기간을 줄이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임 위원은 이밖에 "뉴스를 공급하는 인터넷 포털 등 심의 대상이 되는 인터넷 언론사의 범위를 규정하는 데 상당한 애를 먹었다"며 "일단 언론사 구분 없이 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이트를 대상으로 하되, 정치적 지향성이 강한 패러디 사이트나 정치 웹진에 대해서는 심의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더불어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민중의 소리'와 같은 인터넷 언론을 고려했을 때 오프라인보다 언론의 환경과 조건이 훨씬 자유롭고, 정체성이 분명한 인터넷 언론에 대해서는 정치적 커밍아웃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결론적으로 "인터넷 언론을 법으로 규정하는 일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다만 "분명한 것은 제도의 완벽성만을 따지고 허물고 하는 사이에 인터넷 세상은 벌써 저만치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이고, 인터넷 언론도 '상식과 규범의 틀을 여지없이 깨트리며' 더욱 다양한 형태로 발전과 변화를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언론 규제는 "침대에 키를 맞추려 하는 것"**

이어 이어진 토론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인터넷 언론이 법적 지위를 갖지 못해 대선에서 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지 못해 '표현의 자유 제약'을 받았고, 선거기간에 정치 광고를 싣지 못해 '영업의 자유' 제약을 받았으며, 인터넷 실명제의 경우 권한은 주지 않고 의무만 부여한 것인데다 도입 과정이 선관위의 의지가 아닌 다수 한나라당의 의도로 파악해 회의를 통해 거부키로 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따라서 "선관위가 정치권의 논쟁에 수동적이지 않았나"고 지적하는 한편, 인터넷 언론에 대한 법적 지위 부여에 대해 "전통적 매체들의 룰에 얽매이거나 모델을 다른 나라에서 찾지 않고 우리만의 룰을 만들어 인터넷 언론의 잠재성과 긍정성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국 인터넷 한겨레 미디어 기획팀장도 "'침대에 키를 맞추느냐, 키에 침대를 맞추느냐'를 두고 봤을 때, 지금 논의는 침대에 키를 맞추는 셈"이라며 "블로그, 미니홈피 등 1인 미디어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해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고 주장했다.

송경재 정치학 박사는 "언론의 자유가 무한한 자유는 아니지만,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며 "법적 규제는 최소화 하고 참여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방식의 인터넷 언론의 자율 규제 방식을 고민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규제만 있고 법적 지위 없다'는 주장은 '미성년자에게 성인 권리 달라'는 것"**

이어 열린 제2세션에서는 '인터넷 언론의 선거보도와 법적.제도적 쟁점'이라는 주제로 강경근 숭실대 법학과 교수가 발제 내용 중 일부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강 교수는 인터넷 언론에 대해 "아직은 언론으로서의 성격이 미진하거나 특정화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전통적인 언론의 범주에 넣기 어려운 매체들 있다"고 언급한 뒤, "'언론으로서의 지위는 주지 않고 그 책임만 묻는 부적절한 법'이라는 등으로 지적하는 것은 마치 형사나 민사의 미성년자에게 그들을 특히 보호하거나 사회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성년자와 달리 강한 법적 관여를 인정하는 법제에 대해 '왜 성년자로서의 권리는 인정치 아니하고 규제와 책임은 부과하느냐'는 류의 항변과도 같은 논의 구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고 아직 인터넷 언론의 범주와 정의가 성숙도를 문제삼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김경환 인터넷기자협회 사무국장은 "인터넷 언론이 제도권 언론에 비해 신뢰도가 낮다는 주장은 억지"라고 반발했고, 이창호 인터넷신문협회장(inews24 대표)도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간과한 발언으로 매체에는 동등한 규제가 가해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