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연쇄 살인 피해자 전모(24)씨의 어머니 정모(51)씨에게 발길질을 한 사건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가 쇄도하자, 처음에는 별 일이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하던 서울경찰청이 유족에게 발길질한 이모 경사 및 당시 현장에 있던 경관들을 대상으로 27일 감찰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경찰, '발길질' 경관 중징계 내릴 듯**
당초 경찰은 당시 상황이 용의자를 호송하는 과정에 극도로 예민한 상태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고로 규정했으나, 당시 상황이 이 경사가 발길질을 할 정도로 위급한 정황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TV 등에 방영된 화면을 본 대다수 국민의 분노어린 반응으로 나타나자 서둘러 감찰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파문이 크게 확산되자 사건 당사자인 이 경사는 "경찰은 피호송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 뾰족한 물건을 들고 갑자기 뛰쳐나와 순간적으로 방어했다"며 "하지만 아줌마가 피해자 어머니이고 손에 든 물건이 양산인 줄 알았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사과 드려야 마땅할 것 같다"고 사과했다.
현재 발길에 걷어차인 정씨는 특별한 외상이 없지만,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흉부에 통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이후 억울함에 연쇄 살인 용의자 유영철(34)씨가 송치된 검찰에 가서도 격렬하게 항의하는 등 울분을 참지 못하고 현재 입원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씨는 당시 "이문동 엄마야. 경찰 너희가 빨리 잡았으면 (내 딸이) 안 죽었잖아"라고 유씨와 유씨를 둘러싸고 있는 경찰을 향해 달려 들었다가 경찰의 발길질에 가슴을 얻어맞고 시멘트 바닥에 내동댕이처지는 불상사를 당했다.
정씨는 당시 달려든 이유에 대해 "내 딸을 죽인 범인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마스크를 벗겨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번 감찰 조사에서는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의 지나친 용의자 진술 의존과 이에 따른 성급한 발표 등도 조사대상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유씨의 자백에 의존한 발표로 '피해여성 11명이 모두 유흥업소 직원이다'고 발표했다가 기자들의 취재에 의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고, 21명의 피살자 수도 기자들의 질문에 의해 밝혀진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최기문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 "수사 과정 전반을 감찰해 문제점은 철저히 짚고 넘어갈 것이고, 피해자 어머니를 발로 찬 경찰관은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혀,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 내부에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연쇄 살인 수사에 형사3부 검사 전원 투입**
한편 유씨의 신병과 수사기록을 송치 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사건에 형사3부의 검사 전원을 투입해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유씨를 상대로 추가 범행이 없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유씨가 저지른 범행의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수사에서는 유씨의 '자백' 외에는 별다른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유씨에 대한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보안을 위해 4층 검사실이 아닌 10층 공동조사실을 사용키로 했으며, 유씨가 자해할 경우를 대비, 교도관과 공중보건의를 대기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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