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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변호인단, "국보법 폐지 위한 징검다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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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변호인단, "국보법 폐지 위한 징검다리 판결"

정정희 여사 "구치소에서 의자 사용도 허용하지 않아"

송두율 교수에 대한 항소심에서 정치국 후보위원 및 '지도적 임무 종사' 부분에서 무죄 판결 및 집행유예로 이한 석방 결정이 내려지자 송 교수측은 환호와 기쁨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나, 검찰측은 재판부의 판결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으며 검토 후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형태 변호사 "국보법 폐지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 판결 기대"**

우선 송 교수측 변호인단의 김형태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70~90년대 국가보안법 사건을 수도 없이 봐 왔지만 그동안 법원은 법 논리, 상식보다 남북 대치 상황을 강조해 억지 논리를 펴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판결이 국보법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국보법을 확대해석하지 않고 최대한 합리적으로 해석한 판결"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국보법은 궁극적으로 폐지 돼야 하는데, 이번 판결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판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재판부가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동반자로서의 현실을 봐야 한다고 밝힌 것은 입법 방향을 제시했다고 본다"며 "재판부가 이번 송 교수 사건이 진척된 남북관계를 후퇴시킨다고 지적한 부분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남북관계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또한 "국가보안법을 적용할 때 인권문제를 무참히 무시해 왔다"고 유감의 뜻을 밝히며 "헌법재판소에 제소된 국가보안법 제4조 등에 대한 판결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판결이 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상고 여부에 대해서는 "송 교수가 정치국 후보위원이 아니라는 진실이 확인됐다"며 "유죄로 인정된 잠입, 탈출, 소송사기 부분에 대해서는 대책위와 협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언론에 대해 "이처럼 큰 사건에 대해 냉정하게 보도하지 못하고 피고인의 인권을 무시한 채 선정적으로 보도해 섭섭했다"며 "재판 과정에서 이뤄진 공방이 심층보도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도 표하기도 했다.

***정정희 여사 "구치소에서 의자 신청도 받아주지 않았다"**

송 교수의 부인 정정희 여사는 기쁨의 표정 속에 주위에 남편의 석방 소식을 알리기 바빴다. 정 여사는 사진 기자들로부터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청에 "승리"를 외치며 "국가보안법 폐지"의 구호를 외치는 등 38년만의 귀국후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했다.

정 여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송 교수가 1심 최후진술에서 재판부에 요구했던 바와 같이 '미래지향적 판결'이라 평가하고 "변호인단, 대책위 및 주위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오늘이 있었다. 감사한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정 여사는 그러나 귀국후 10개월간의 고생이 떠오르는 듯 "구치소 호송차를 볼 때마다 수갑과 포승줄에 묶여 있는 남편이 죄인 취급을 받는 모습이 떠올라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악몽의 연속이었다"고 회한을 털어놓는가 하면, "1심 판결 후 구치소에 오랫동안 의자 생활을 해온 남편이 의자를 넣어달라 신청했으나 구치소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미군 범죄자에게는 침대에 책상, 의자까지 허용하면서 남편에게 의자 하나조차 허용하지 않는 한국의 현실에 많은 답답함을 느꼈다"고 교정 당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송 교수의 공판을 지켜보기 위해 세번째 방한한 독일 베를린 변호사 협회의 슐츠 변호사는 "독일에 돌아가 긍정적 결과를 보고하게 돼 기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판결은 송 교수와 변호인단, 그리고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 모두의 대단한 승리로 앞으로 국보법 폐지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슐츠 변호사는 그러나 "송 교수가 구치소에 있었던 10개월의 시간은 아무도 돌려줄 수 없는 것"이라며 "의자와 책상도 없이 구치소 생활을 했다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고 밝혔다.

***법원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형사소송법'에 의한 입증책임 강조 눈길**

한편 이번 판결에 검찰측은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렇지만 송 교수의 무죄 취지가 '증거부족'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 증거 확보 가능성을 판단해 상고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재판부의 판결이 과거와 같이 국가보안법에 '안보 논리'라는 정치적 이유보다 '형사소송'에 대한 법적인 논리를 강조함으로써, 검찰이 지금까지의 재판과 같이 임해서는 힘들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판결문을 자세히 봐야 알겠지만, 항소심 재판부가 형사소송법에서의 검찰측 입증의무를 강조한 부분이 가장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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