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 노점상이 '가짜 경찰'인 걸 알자 살해

유씨 절도혐의로 지난 1월 경찰 조사 받기도

부유층 노인 및 출장마사지 여성 연쇄 살인 사건 용의자 유영철(34)씨가 청계천 노점상 안모(44)씨를 살해한 동기에 대해 "제가 경찰인 걸, 가짜 신분인 걸 알았습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점상 살해 유씨 "가짜 경찰 신분증 탄로나 살해"**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19일 안씨 살해 및 시체 유기 현장검증에서 지난 4월14일 가짜 신분증으로 안씨에게 접근해 "약사법 위반으로 체포하겠다"며 수갑을 채우고 돈과 가짜 비아그라를 빼앗으려 했으나, 안씨가 유씨의 신분을 계속 의심해 승합차에 싣고 서울 신수동 모처의 주차장에서 안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안씨는 수갑에 손이 묶여 반항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씨는 이어 안씨 살해후 증거를 없애기 위해 승합차에 사체를 실은 채 인천 월미도까지 이동해 수갑자국이 남아있는 손목을 흉기로 잘라 바닷가에 버리고, 사체는 승합차와 함께 불태우는 등 완전 범죄를 위해 대담하고도 주도면밀한 행태를 보였다.

유씨는 경찰에 검거되던 당시에도 일부러 다리를 절뚝거리는 등 '도주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찰을 안심시키기 위해 연기를 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유씨의 행각이 드러날 때마다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유씨 지난 1월 절도혐의로 경찰 조사 받고 무혐의로 풀려나**

한편 유씨는 지난 1월 절도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다 무혐의 처리돼 풀려난 것으로 19일 밝혀져, 살인 외에도 절도 행위도 수차례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1월21일 새벽 신촌 소재 모 찜질방에서 다른 이용객이 잠든 틈을 타 옷장 열쇠를 훔친 뒤 지갑에서 현금 4만원과 5만원권 상품권을 절도한 혐의로 체포돼 서대문 경찰서에서 이틀간 조사를 받았었다.

당시 유씨는 전날인 1월20일 밤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찜질방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찜질방 종업원 신고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조사를 벌였으나 옷장 열쇠에 유씨의 지문이 묻어있지 않고, 훔친 증거물인 상품권 등이 발견되지 않아 결국 무혐의로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시 1월은 유씨가 부유층 노인들에 대한 무차별 살인행각을 벌이다 3월 다시 출장마사지 여성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기 전이기 때문에 당시 유씨의 살인 혐의를 밝혀냈더라면 무고한 희생자들이 없었을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유씨가 전과자이기는 했지만, 절도 혐의 외에 다른 범죄 혐의를 인지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유씨가 가짜 경찰 신분증을 사용했고, 특별한 직업이 없었던 점을 미뤄 볼 때, 유씨가 '살인' 외에도 절도 등의 범죄를 수시로 범했을 가능성이 높아 수사결과에 따라 유씨의 기타 범죄도 드러날 가능성이 높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