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대해 "장기적이고 튼튼한 한·미 동맹관계를 위해 한국은 협력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한미관계가 파병 결정의 우선적 고려 사항이었음을 거듭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녹화해 8일 방송된 미국 공영방송 PBS 네트워크와의 회견에서 "한국전쟁을 통해 한국과 미국간에는 독특한 역사가 있다. 전쟁 뒤 미국은 한국경제 회복을 위해 도움을 주었고 이에 대해 한국민들은 감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병 결정, 현 상황에 의존 판단해선 안돼"**
노 대통령은 "파병 결정의 옳고 그름은 앞으로 진행될 상황에 달려있으므로 현 상황에 의존하여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故) 김선일씨 사망사건과 관련, 노 대통령은 "이 사건 때문에 정책의 방향을 바꾼다면 테러리스트 세력의 승리를 허락하는 것이 되므로 파병 결정을 바꿔서는 안 된다"면서 단호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비인간적 행위"라면서 "부시 대통령 이하 미 국민들의 애도 표현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따라야 하는 여론과 그렇지 않은 여론 있어"**
노 대통령은 최근 신행정수도 건설이나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대한 반대 여론 등을 염두에 둔 듯 "국민 여론을 통해 표출되는 의견이 옳을 수도 있으나 항상 그렇지 않다. 정부가 따라야 하는 여론과 그렇지 않을 것이 있다"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는 국민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현 정부가 과거 정부들보다 국민의 여론을 더욱 수렴하고 변화를 지향하는 정부임을 자신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임기 1년에 대해 "한국은 이제 퇴보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그러나 투명한 시스템을 가진 한국을 만드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이 200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어 이룬 민주화를 50년 동안의 짧은 기간에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보다 훨씬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며 "변화속도가 빠를수록 이에 대한 불안과 저항의 강도가 세진다고 볼 수 있으나 한국 사회는 이 변화를 빠르게 수용·성취하고 있어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의 소위 386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은 사회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고, 2002년 대선에서도 본인을 지지했던 세대들이며 지난 4·15총선 승리의 주역이기도 했다"고 개혁 주도세력에 대해 설명했다.
대통령의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노 대통령은 "국내사에 초점을 맞추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 대통령의 임무가 변화를 맞고 있으나 변화를 이해하는 그룹과 이해하지 못하는 그룹 사이에 갈등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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