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인해 이명박 서울시장이 취임 2주년 만에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 개편으로 인한 불똥이 손학규 경기지사, 안상수 인천시장에게까지 튀고 있다.
이들 세 단체장은 모두가 한나라당 소속이어서, 한나라당을 크게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불만 경기.인천 지자체장에게도 불똥 조짐**
이명박 시장의 실정에 따른 불똥이 손학규 지사와 안상수 인천시장에게 튀고 있는 것은 실질적으로 서울을 경제생활권으로 하고 있는 서울 외곽의 수도권 주민들이 버스를 이용하면서 '환승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지하철 또한 '거리비례제'로 인해 요금 인상에 따른 피해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명박 시장이 보완책으로 서둘러 내놓은 '지하철 정기권' 역시 지자체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서울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반쪽 카드'가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자, 수도권 거주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는 양상이다.
***"대권경쟁자 이명박,그로기 될 때까지 지켜보나?"**
경기도청 홈페이지(www.gg.go.kr) 자유게시판은 '회원가입 실명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서울시 홈페이지만큼 많은 불만이 쏟아지고 있지 않지만, 경기도의 '무대책'을 비난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경기도민 박병주씨는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지금의 서울시의 일방적인 버스요금 체계 변경으로 경기도민들은 이중의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라며 "금전적인 내용은 물론이며 서울시 인간들은 자기 시민들만 보호하려고 모든 혜택을 자기들 위주로 바꾸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경기도는 뭘했습니까?"라고 경기도의 무대책을 비난했다.
박씨는 "전 공식적인 논평조차 본 적이 없습니다. 수익성 있고 이름 있는 시설 유치하는 데에는 그렇게 열심히 하시더니, 시민들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소극적이신지 알 수 없습니다. 경기도청은 경기도인을 위해서 일을 하는 곳 아닙니까?"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유원빈씨는 "도지사님. 서울시 게시판이 난리가 났는데 이곳은 조용하군요. 그러나 경기도 게시판이 더 난리가 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도민들이 커다란 피해를 보고 있는데 경기도는 서울시에서 벌린 일이니 알아서 하라는 것은 아닌지요"라고 경기도의 안이한 모습을 비판했다.
유씨는 특히 "아니면 지사님과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명박 시장님 그로기 상태 되서 나가 떨어질 때까지 방치 하다가 정의의 사도처럼 등장하실 건가요?"라며 이 시장과 손 지사의 대권경쟁 꼬집으며 "그러나 지사님도 책임의식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벌린 일이 아니니 나는 몰라 라고 하지만 마십시요"라고 경기도의 대책을 촉구했다.
유씨는 "이 시간에도 수천수만의 도민이 출퇴근길에 경기도민이라서 느끼는 비애에 젖어 퇴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우리도 한달에 3만원짜리 전철 타고 싶다"**
김하연씨는 "서울시와 함께 요금을 올렸으면 이런 대란 속에서도 함께 대책을 강구해주셔야하는거 아닌가요? 서울시민들은 서울시 안에 있는 회사에 다니면서 월 정기권도 사용할 수 있는데, 인천이나 부천, 수지, 수원 이런 곳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하며, 학교 다니는 경기도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라는 겁니까?"라며 "철도청과 합의해서, 서울시와 합의해서 요금에 대한 대책을 세워주십시오. 저희도 한 달에 3만원대의 요금으로 전철을 타고 싶습니다"라고 지하철 정기권 이용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태운씨는 "도대체 경기도, 경기도지사는 무얼하고 또 왜 있는 겁니까. 금번 서울시 교통요금 체계에 경기도민의 요금 인상율이 적게는 30%에서 70%이상 상승된 걸로 파악됩니다. 그런데도 강 건너 불구경만하고 있는겁니까, 아님 서울시장이 알아서 조치하려니 하고 있습니까"라며 "경기도민의 대부분은 서울시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서울시로부터 이렇게 홀대를 당해도 가만있겠다 이겁니까. 도대체 인상율이 이럴 경인데도 사전에 전혀 서울시와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았단 말입니까?"라고 경기도의 무대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김씨는 이어 "서둘러 해결책을 강구하십시오. 지금은 서울시에 대한 여론 때문에 경기도는 조용하지만 시간이 흘러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기도민들은 결코 경기도와 도지사에게 침묵하지 않을 것입니다. 빨리 적극적으로 해결방법을 강구하십시오"라고 곧 여론의 화살이 경기도에도 미칠 것임을 경고했다.
***"손학규 지사, 지구 지키느라 바쁜가"**
실명제를 도입한 경기도청 자유게시판은 그래도 점잖은 편으로, 한 포탈 사이트의 익명게시판에는 "서울시민은 참 좋겠군요. 이명박씨를 시장으로 뽑아서 경기도민 돈 걷어다가 서울시민 살기좋게 해주니. 손학규씨는 뭐하나?(ID: 경기도민)"라는 네티즌 글에 대해 "손학규 지사는 지구를 지키고 있다"는 우스개 댓글까지 등장하고 있는 지경이다.
이는 최근 경기도청이 손학규 지사를 '지구를 지키는 사령관'으로 비유한 만화책자를 제작해 초등학교 등에 대량 배포한 데 대한 촌철살인의 비판인 셈이다.
안상수 인천시장도 이번 대중교통대란의 여론 화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디 '인천시민'은 "도대체가 인천시장은 뭘 하고 있길래. (이명박 시장이) 저렇게 제멋대로 교통정책을 이랬다 저랬다 하는데 그걸 보고만 있는걸까?"라며 "그래도 (이명박 시장은) 자기 서울시민을 챙긴답시고(챙기는것도 아니지만) 정액권이니 지방버스 가로변차로니 하는데... 시장 당신은 뭐하나? 뭐하는지 좀 말 좀 해주소"라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경기도-인천시, "서울시 일방적 결정하고 6월초에서야 협상시작"**
이에 경기도나 인천시측은 이러한 수도권 지역의 통합 요금제가 합의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서울시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난 후인 6월초에 경기도와 인천시에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서울시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비할 시간이 없었음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는 오히려 거리비례요금제로 인한 수도권 거주 장거리 출퇴근자들의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협의를 통해 당초 서울시의 23~25%인상안보다 7~12%까지 인상률을 낮췄다며 자신들이 할 일을 다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전체의 교통체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경기도와 인천시가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손지사와 안시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그동안 수도이전 반대 등에서 한 목소리를 내왔던 한나라당의 '수도권 3총사'가 서울시의 대중교통체제 개편을 계기로 미묘한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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