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중국 방문을 위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출국했다. 4박5일 일정의 이번 중국 방문은 중국 인민외교학회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지난 5월 유럽 3개국 순방에 이어 퇴임 후 두번째 해외방문이다.
김 전대통령은 방중기간 동안 조어대(釣魚臺)에 머물며 장쩌민(江澤民)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자들을 만나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과 한중협력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김한정 비서관이 전했다.
***29일 CCTV 인터뷰, 30일 장쩌민 주석과 회담**
김 전대통령은 방중 첫날인 29일 오후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과 회견을 갖으며, 이 내용은 CCTV 제1채널의 '둥팡스콩(東方時空)'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전역에 방송될 예정이다.
이어 30일 오전 김 전대통령은 사실상의 중국 최대실력자인 장쩌민(江澤民)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김 전대통령은 장 주석과 98년 중국 국빈 방문을 포함, 총 6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장쩌민 주석은 김대중 전대통령이 대통령 재임기간중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겨냥한 미사일방어(MD)에 가입하지 않은 점 등을 높게 평가하며, 김대중 당시 대통령을 만날 때 함께 노래를 부를 정도로 두터운 친분관계를 과시해왔다.
이번 중국 방문도 장 주석의 간곡한 초청으로 성사됐으며, 김 전대통령은 특히 현시점이 북핵문제 해결의 중대고비라는 판단아래 장쩌민 주석에게 한층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기 위해 방중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대통령은 방중기간중 탕자쉬앤(唐家璇) 국무위원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고, 2일에는 베이징(北京)에 있는 중국 최대명문대인 칭화(淸華)대학에서 '한반도 평화와 한중 협력'을 주제로 특별강연도 할 예정이다.
***DJ "이번 6자회담서 기대 이상 진전"**
한편 김 전대통령은 이날 출국에 앞서 공항 귀빈실에서 리빈(李濱) 주한중국대사 등과의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6자회담에서 기대 이상의 진전이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중국이 큰 역할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김 전대통령은 특히 "지난 임기 5년동안 장 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이 잘 협력해줘 한중관계의 급속한 발전을 이뤘고 이제 전면적 협력관계에 들어섰다"며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중국의 지원과 협력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리 대사는 "김 전대통령의 방중을 중국 지도자들이 고대하고 있다"며 "김 전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와 한.중협력에 대한 공헌을 중국 인민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고, 많은 중국 대학생들이 김 대통령의 저서를 읽고 있다"고 화답했다.
김 전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에는 임동원 전 외교안보통일 특보, 김한정 최경환 비서관이 수행하며, 내달 3일 오후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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