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텔레비전 뉴스인 APTN이 6월초 김선일씨의 육성이 녹음된 테이프를 확보, 외교통상부에 신원을 문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은폐의혹을 사고 있는 외교부가 궁지에 몰렸다. 보도가 나온 24일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김씨의 피랍부터 피살까지의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 해명을 위해 국정조사 및 청문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당, “여당이라고 외교부 일방적 옹호 안한다”**
우리당은 이날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김씨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단(단장 유선호 의원)을 구성키로 하고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또는 청문회 개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안영근 정조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APTN 보도와 관련, “외교부가 고의로 보고를 누락했다거나 현재 보도내용만큼만 확인이 되면 문책 해야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가 AP통신 한마디에 의존해 그 보도만을 전제로 사후대책이나 문책의 범위를 정한다는 것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문책 범위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꼈다.
조사단장을 맡은 유선호 의원은 “조속히 이 사건에 관련된 진상조사를 착수하고 그 결과여하에 따라서는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APTN 쪽에 우리 외교부 누구와 접촉을 했는지 빠른시일 내에 알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필요하면 본사에도 요구해서 관철시키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김천호 사장을 조속히 귀국시키든지 모든 방법을 다해서 김 사장이 알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조사를 다시 하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우리가 여당이라고 해서 외교부를 일방적으로 옹호하거나 두둔하지 않겠다”며 “객관적이고 엄정한 자세로 진실과 사실이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최단시간 내에 조사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나라, “정부 무능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대표는 이날 오전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정부가 김선일씨를 구출하기 위해 테러집단과 협상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무능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정부가 계속 책임을 회피하고 부실한 답변을 할 경우 국회차원에서 더 강도 높게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외교안보 청문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 예정된 긴급현안질문 질의자인 맹형규 의원 역시 미리 배포한 질의서를 통해 "여야는 물론 민간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외교안보 청문회 개최"를 제안했다.
맹 의원은 "이번사태는 누구의 책임과 잘못을 따지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냉엄한 국제외교 현실에 비추어 우리의 외교안보시스템의 문제점과 그 해법을 모색하는중요한 전기로 삼아야 한다"며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가 외교안보에 달려있는 만큼, 국익과 국민을 우선하는 새롭고 전향적인 외교안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청문회를 개최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민노, "이라크 현지조사까지 포함한 국정조사" **
민주노동당도 국정조사 추진 계획을 밝혔다. 심상정 원내부대표는 "다음 주 중 각당에 국정조사 요청서 형태의 제안서를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 부대표는 "국정조사는 이번 사건이 우리 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유지, 강행하는 한 앞으로 수도 없이 발생할 수 있는 테러사건의 전형이라는 판단과 국회는 당연히 제기된 의혹을 밝히고 국가위기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심도깊은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당위로부터 제기된다"며 "철저한 대책마련을 위해 국회는 당연히 이번 사건 전체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심 부대표는 또 "국정조사에는 현재 우리국민에게는 사지나 다름없는 이라크 현지조사를 통해 현지 교민및 서희,제마 부대의 안전상태 등 제반 현지 상황 조사 등도 포함돼야 한다"며 현지조사 추진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도 청문회 개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장전형 대변인은 "정부가 피랍 날짜조차 파악하지 못한 외교적 무능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현 정부의 껍데기 외교의 현황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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