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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승 "이한동 2억원, 신국환 전장관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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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승 "이한동 2억원, 신국환 전장관이 요구"

검찰, 이한동-엄호성 불구속 기소

계열사 부당지원 및 배임,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손길승 전 SK회장이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에 대한 신문에서 "신국환 전 산자부 장관의 부탁으로 이한동 전 국무총리에게 2억원을 제공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손길승 전 SK회장 "신국환 전 장관 부탁으로 이한동 전 총리에게 2억원 제공"**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이현승 재판장)의 심리로 31일 열린 공판에서 손 전 회장은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을 통해 "당시 신 장관이 대선후보로 나온 이 전 총리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해 줄 것을 부탁했다"며 "당선 가능성도 없고, 이미 SK그룹의 정치자금 제공한도가 넘어 거절했으나 여러 차례 요청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손 전 회장은 "신 전 장관과는 오랜 친분이 있었고, 처음에는 '상당 규모'를 요구했으나 나중에 대폭 줄여 2억원을 제공했다"며, 그러나 '상당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자민련 몫이구나'라고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신국환 전 장관은 17대 총선에서 경북 문경.예천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모범운전자회에 참석, 지지를 호소하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지난 17일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손 전 회장은 또한 한화갑 민주당 의원에게 2002년 대선후보 경선자금 지원과 관련해서도 "한 의원측에서 2~5월 매달 2억원씩 8억원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소위 동교동 실세라는 생각에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워 2월에 2억원, 3월에 1억원을 제공한 뒤 '더 이상은 어렵다'는 말을 전했으나 5월 경선 후에도 다시 요청이 들어와 6월에 1억원을 추가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밖에 한나라당 1백억원, 노무현 후보 캠프 10억원, 김민석 전 서울시장 후보에게 2억원을 불법 제공한 혐의에 대해 공소사실을 시인했지만, "정치자금 제공은 우리나라에서 기업활동 현실상 불가피한 생존의 문제임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손 전 회장은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특정 현안에 대해 정치자금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며 "정치자금 제공이 관행이었다고는 하나 단호하게 뿌리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고, 앞으로 정치자금과 관련 법률이 합리적으로 제도화 돼 나와 같은 후배 기업인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 이한동 전 총리-엄호성 한나라당 의원 불구속 기소**

검찰은 한편 이날 이한동 전 국무총리 와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지난 2002년 하나로국민연합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며 11∼12월 사이 서울 마포구 홍익대 부근 주차장에서 자신의 대선캠프 직원 이모씨를통해 SK그룹 손길승 회장의 지시를 받은 김창근 구조조정본부장으로부터 대선자금 명목으로 현금 2억원을 수수한 혐의다.

엄호성 의원은 지난 2002년 3월 한나라당 부산시의원 후보로 공천한 장모씨 등 2명으로부터 특별당비 명목으로 각각 1천만원씩 2천만원을 제공받고, 대선직전 중앙당으로부터 대선활동비 명목으로 5차례에 걸쳐 불법자금 2억원을 받은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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