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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총리, 6.5재보선 후 당과 상의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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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盧 "총리, 6.5재보선 후 당과 상의해 결정"

<盧대통령-우리당 만찬>"초선들, 할말 천천히"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총리 지명 문제와 관련해 "아직 누구로 갈 것인지 확정되지 않았다"며 "6.5 재보선이 끝난 뒤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열린우리당 당선자 및 중앙위원 등 2백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김혁규 전경남지사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대 논거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뿐아니라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김혁규 카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으며, 특히 6.5 재보선을 앞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총리 지명은 "어느 방향으로도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김 전지사에 대한 반대 논거에 일일이 반박함으로써 '김혁규 카드'를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김 전지사를 총리 후보로 검토한 이유가 "90년 3당 합당으로 붕괴된 민주전선을 복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복원이 "한나라당 민주계가 과거의 과오를 씻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 "총리, 6.5 재보선 이후 당 지도부와 상의해 결정"**

노 대통령은 이날 총리 지명과 관련, 6.5 재보선이 끝난뒤 당 지도부와 상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어느 방향으로도 지금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게 저나 여러분의 공감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보선을 앞두고 당내의 이견 표출을 자제해달라는 당부로 풀이된다. 또 '김혁규 카드'가 6.5 재보선용이라는 한나라당 등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김혁규 내정설'이 조기에 불거진 것과 관련, "입각 문제와 더불어 하나씩 가닥이 잡혀야 당직과 의회직에 대한 교통정리가 용이하지 않을까 사전에 당 지도부와 협의했다"며 참여정부 2기 진용을 짜는 과정에서 언론에 보도된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김혁규 당선자가 거론된 이유는 지역통합을 이루겠다는 열린우리당의 목표 때문"이라며 "정무직, 정부 주요직에 전국의 여러 지역 사람들이 참여해 인재를 고르게 안배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남이 한나라당의 영원한 안방은 아니지 않냐"**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김혁규 총리 지명에 대한 한나라당 반발과 관련,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가지고 시비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우선 '상생의 정치를 저해하는 것'이란 비난에 대해 "상생이라는 말이 공격이나 시비, 발목잡기 도구로 남용돼선 안된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능력, 덕성, 그밖의 이유가 타당한지 봐야지 상생을 이렇게 왜곡하고 남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나라당의 지지가 높은 지역의 인재를 등용해서는 안된다고 하는데 연고주의"라면서 "영남이 영원한 안방은 아니지 않냐. 감정을 볼모로 한 지역주의 정치는 국가분열이고 이런 낡은 정치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혁규 어려울 때 입당, 배신자는 대의를 좇지 않는다"**

또 한나라당 탈당과 관련, '배신자'라는 비난에 대해 노 대통령은 "배신자는 역사와 국민의 관점에서 평가해야지 자신의 작은 이해집단의 관점에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90년대 3당 합당을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의회에 진출한 사람들이 쿠테타 세력과 결집한 반역사적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이에 동참하지 않았던 자신을 영남지역에선 '배신자'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이어 "김혁규 당선자는 우리당 여론의 지지가 3등일 때, 어려울 때 결단해 입당했다"면서 "배신자를 대의를 좇지 않고 전혀 손해보는 어려운 일을 하지 않는다. 김 당선자를 배신자 운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김혁규 카드'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주장했던 '민주대연합' 차원의 구상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3당 합당 당시 민주전선이 붕괴된 것을 복원하기 위한 것으로, 지금 가능성이 없어졌지만 3당 합당 정신을 파괴하고 할 수만 있다면 복원하는 것이 좋겠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한나라당 민주계가 과거의 과오를 씻고 우리 정치를 정상적인 상태로 복원하는 도리"라고 밝혔다.

***盧, 초선들에게 "할말 천천히 하자" 당부**

노 대통령은 이어 마무리 발언에서 "할말은 천천히 하자"며 발언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김혁규 카드'와 관련, '개혁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일부 초선 의원들의 튀는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13대 초선 당선 후 부산지역 당선자 모임에 가서 "선배 정치인들에게 허삼수씨가 강자니까 회피한 거 아니냐고 야유를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안 하는게 좋았을 것이다. 일년 뒤에 삭여도 뼈가 남아있는 말을 하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튄다는 소리를 듣는 건 손해다. 재치, 술수, 조급증을 잘 극복하면 중간 정도는 될 것이며 용기있게 솔직할 수 있다면 지도자 꿈을 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바른 말과 쓴소리 꼭 필요하지만 대부분 보수 정치 시대에 언로가 막혀 있던 당구조였던 시절의 이야기다. 우리당과 정부에는 독재자가 없다. 비판적 이야기를 항상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내부에서 먼저 이야기해 달라"며 내부에서 우선적인 이견 해소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 노 대통령은 "억압과 배제 정치가 있어 왔기 때문에 용기있게 몸을 던지면서 저항하는 정치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이제는 대안과 창조의 정치, 생산성의 정치가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며 실용주의 노선을 지지했다.

***386 당선자 '임을 위한 행진곡' 盧대통령, '허공' '부산갈매기' 부르기도 **

한편 문희상 대통령 정치특보는 이날 만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리 청문회 과정에서 별일 없어야지 결정적 하자가 나오게 되면 대통령도 어쩔 수없이 바꿀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최근 김 전지사에 대한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여론의 추이를 좀더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문 특보는 "6월 7일 국회 시정연설이 예정돼 있으니 8일쯤 후보 지명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회 분위기는 열린우리당의 총선 승리를 '자축'하는 성격이 컸다. 노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당선자를 비롯한 참석자 전원과 20여분에 걸쳐 일일이 악수했으며, 이미경 선병렬 김현미 당선자와는 포옹하기도 했다. 유시민 의원은 탄핵기간 도중 인터넷에서 떠돌았던 영화 <반지의 제왕>을 패러디한 '노무현 대통령의 귀환' 포스터 등 패러디 포스터 2점을 노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또 만찬 도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김선미 의원 등 여성 당선자와 중앙위원 20여명과 권양숙 여사가 '만남'을 불렀다. 42세 이하 '386' 당선자 30여명은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했다. 신기남 의장은 '웃는 얼굴 다정해도'라는 노래를 불렀다. 노 대통령은 답가로 '허공'과 앵콜곡으로 '부산갈매기'을 불렀다.

노 대통령은 이날 당선자들에게 영국 사회학자인 앤소니 기든스가 쓴 <노동의 미래>라는 책을 선물했다. 이날 만찬은 오후 6시부터 시작해 9시께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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