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병완 홍보수석이 25일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내정설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발과 관련, "특정인에 관계 없이 국회 임명 동의 절차에 대해 이렇게 시비를 거는 것은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 일각에선 6.5 재보선 결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 굳이 김혁규 전지사에게 한 '총리 약속'을 지킬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병완 "한나라당 반발, 다분히 정략적"**
이 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의 반발과 관련, "청문회 절차가 있는데 장외에서 그럴 이유가 있냐"면서 "선거를 앞두고 다분히 정략적"이라고 말했다. '김혁규 총리 카드는 6.5 재보선에서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선거를 겨냥한 정략적 카드'라는 야당의 주장을 맞받아친 것이다.
그는 한나라당의 반발에 대해 "청문회 제도는 왜 있는 것이냐. 안 된다면서 청문회는 왜 하나. 동의 절차를 밟는 과정 아니냐"면서 "이러고도 무슨 상생의 정치 운운하냐"고 비난했다.
이 수석은 그러면서도 김 전지사 지명을 둘러싼 여당내 찬반 논란과 관련, "정치권이란 어떤 경우도 100% 옳소란 없다"며 더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새 총리 지명 시기에 대해서도 "(6.5 재보선 전후를) 따져 보지 않았다"면서 "개원 국회에 맞춰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낸 적이 있는지, 당과 협의하고 국회 움직임도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건 총리 사퇴와 관련, '고건 총리가 국무회의에서 인사말만 하고 퇴장한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에 "유종의 미다. 언제부터 정치에서 모양새를 얘기했나. 실사구시로 하는 것이다. 그럴 만한 경륜과 위치에 있는 분들"이라고 비껴나갔다.
또 '조기개각이 무산된 게 고 총리를 제대로 설득 안 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3번이나 갔다"고 일축하면서, "이번 문제는 어떤 사안에 대한 판단과 평가의 차이"라고 말했다.
***우리당내 '김혁규 폐기론'도 고개 들어**
이처럼 김혁규 총리 카드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내에서 수도권과 호남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김혁규 폐기론'과 '재보선 결과 연계론' 등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당내의 핵심인사들은 '김혁규 총리설'을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반면, 비주류 진영에선 한나라당의 반발과 호남 소외론 등을 이유로 김 전지사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총리 내정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는 이번 재보선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전지사가 선거에서 우리당의 '영남 진출'을 이뤄내지 못할 경우 굳이 야당과 극한 대립을 감수하면서까지 김 전지사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재보선 결과 연계론'이 일각에서 주장돼 주목된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청와대 내에선 "노 대통령이 한번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며 '김혁규 카드'에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들은 노 대통령이 김 전지사의 경제 실무 및 행정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 전지사 지명에 무게를 두고 있어, 6.5재보선 직전인 내주초께 김혁규 총리 지명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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