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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순-미선양' 사건 최초 보도한 이용남씨 음독 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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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순-미선양' 사건 최초 보도한 이용남씨 음독 중태

스토리사격장 사태에 분노, "땅 뺏긴 농민을 반미주의자로 몰다니"

파주일대 미군문제를 주로 사진을 통해 고발해오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용남(50)씨가 24일 오후 음독 자살을 시도해 중태다.

음독직후 발견돼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던 이씨는 "농민이 땅을 뺏기고, 효순이 미선이 문제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는데, 내가 무슨 얼굴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겠냐"며 치료를 거부, 이런 상태를 이삼일 지속할 경우 생명이 위독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농민을 반미주의자로 매도하고 있다"**

지난 2002년 경기도 양주 효순.미선 여중생 사망사건 당시 가장 먼저 달려가 참혹한 현장을 사진에 담아 고발하기도 했던 이씨는 24일 오후 1시께 경기도 양주시 남면 효촌리 당시 사고현장에 세워진 '효순 미선 추모비' 앞에서 "효순 미선이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말을 남기고 제초제 한 병과 소주 두 병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김관철 파주녹색환경모임 대표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김 대표에 따르면 "오후 1시께 이씨가 전화를 걸어 '미군들을 상대로 일을 하다 보니 너무 힘들다. 너무 힘들다. 미안하다. 저 세상에서 보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효순 미선 사건' 2주년을 맞아 추모비를 찾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는 이씨의 유서가 남겨져 있었으며, 이씨는 유서에서 "스토리사격장은 1973년대 유신헌법이 온나라를 억압하고 있을 때 주한미군에 공여됐다"며 "그러나 그 땅의 주인은 농민들에게 승인을 받지 않고 대한민국 정부는 미군에게 그 땅을 공여한 것이다. 재산세는 농민이 내고 사용은 미군이 하는 초헌법적인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스토리사격장 반대를 외치는 농민들에게 정부는 반미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 참 본질을 모르는 한심한 작태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적었다.

***스토리 사격장 분쟁 전면화**

문제의 스토리 사격장은 휴전선 일대의 2백15만평 규모의 미군 훈련장으로 그동안 미군은 80여만평 정도에서 연간 1백80일동안 포를 쏘거나 기총 사격을 하는 형태의 훈련을 해왔으나, 최근 나머지 1백35만평에 대해서도 대전차 훈련장, 기총 사격장, 막사, 교육실 등 10여개의 시설을 세우기로 하고 그동안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을 몰아내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왔다.

이씨는 현재 파주에서 '현장연구소'를 운영하며 미군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발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8월엔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부대의 훈련 현장에서 한총련 대학생들의 반대시위를 취재하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으며, 올 10월에는 미국 뉴욕의 P.S.1 현대미술센터에서 열리는 '아시아에서 미군'이라는 주제의 전시회에 초대를 받기도 했다.

다음인 이용남씨가 작성한 유서 전문이다.

***"땅 빼앗긴 농민 반미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

웃긴다. 세상이 참 웃긴다. 애꿎은 농민의 땅을 거저 챙기고 이에 항의하면 친북주의자라고 매도하는 보수세력과 일부 언론이 웃긴다. 나라가 필요한 땅이 있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토리사격장은 1973년대 유신헌법이 온나라를 억압하고 있을 때 주한미군에 공여됐다. 그러나 그땅의 주인은 농민들에게 승인을 받지 않고 대한민국 정부는 미군에게 그 땅을 공여한 것이다.

재산세는 농민이 내고 사용은 미군이 하는 초헌법적인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스토리사격장 반대를 외치는 농민들에게 정부는 반미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 참 본질을 모르는 한심한 작태라고 할 수 있다.

장파리 옛 지명도 장마루다. 산둥성이에 길게 마을이 자리잡았다고 해서 장마루라고 했다. 그 장마루는 미군정 시기에 웃기는 마을로 변했다. 이른바 기지촌이 그것이다. 나는 꿋꿋해야 한다. 그까짓 농약에 내 정신이 혼미해져서는 안된다.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효순이 미선이 추모비를 바라봐야 한다. 내가 너무 곤두세우고 있어서 그런가. 난... 쓰러지면 안된다. 내가 쓰러지면 효순이 미선이 원한을 갚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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