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이 19일 공기업등 정부 산하기관장 인사와 관련 "어지간히 하신 분들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관련기관 인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찬용 "쇄신 차원, 낙선자 배려 아니다"**
정 수석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은 형사적, 민사적 위법문제가 있거나 조직운용과 경영 과정상의 문제가 없을 경우에는 웬만하면 임기를 존중해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어지간히 하신 분들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사실상 일부 기관장들의 '용퇴'를 촉구했다.
정 수석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발언이 '총선에서 낙선한 여당 인사나 당직자 등을 배려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그렇게만 보는 것은 좁은 의미의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정 수석은 그러면서도 "대통령께서 이번에 어려운 일을 겪었고 온 국민이 이후 국가가 잘 돼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일부 인사들이 나라가 정말 새롭게 잘 돼 나가기 위한 차원에서 스스로 생각해봐야 되지 않겠냐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말해, 일부 공기업 인사들에 대한 퇴진 요구를 재차 분명히 했다.
현재 정부 산하기관 4백20여개 가운데 법률상 대통령이 직접 인사권을 행사하는 기관은 한전을 비롯해 44개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공기업사장 30~40명 대폭 물갈이**
정찬용 수석의 이같은 발언은 올해 임기가 끝나는 공기업 사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연초인 지난 1월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정부 부처뿐 아니라 정부산하단체 등 공공부문 전체가 사명감을 가지고 국정목표 추진에 나서야 할 때"라면서 "종전에는 수,우,미,양,가 중 '양,가'에 해당하는 인사만 경질하고 '우,미'까지는 임기를 채웠지만 이번에는 '미'도 경질 대상에 들어가 교체폭이 작년보다 클 것"이라고 대대적 경질을 예고했었다.
정 수석은 교체대상에 대해 "법률상 대통령이 직접 인사권을 행사하는 44개 기관의 기관장 중 참여정권 출범 후 교체한 20개를 제외한 24개 기관장이 1차 대상"이라고 밝혔었다. 그는 특히 "올 상반기 중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위의 임기가 만료되는 대상 직위가 15개가 있다"고 말해 이들이 1차적 인사대상임을 밝히면서 "그 외에라도 몇 가지 기준에 의해 현저하게 인사의 필요를 느끼면 인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해, 임기가 도래하지 않는 인사들도 교체대상에 될 수 있음을 시사했었다.
이에 석탄공사, 토지공사, 석유공사, 무역투자진흥공사, 수자원공사, 농업기반공사, 감정원, 공항공사 등 주요 공기업 및 산하기관들이 교체대상으로 거론됐다.
이어 정 수석은 지난 2월에도 공기업 인사와 관련, "올해 임기가 끝나는 공기업 사장은 30∼40명 정도 된다"면서 "아주 우수하고 평이 좋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질이 필요할 경우 적극적으로 경질할 것"이라고 총선전 인사 단행을 예고했으나, 노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연기돼 왔다.
당시 정 수석은 "아주 잘하고 우수하고 평이 좋은 경우는 두번, 세번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단지 '열심히 했다'는 수준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새로운 사람으로 바꿀 생각이 있고 또 보신적 행태가 드러난 부분은 정돈할 생각"이라고 말해 대대적 경질을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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