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5.18기념식 참석한 盧 맞은 '두 개의 행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5.18기념식 참석한 盧 맞은 '두 개의 행렬'

노사모 환영집회 vs 이라크 파병철회 집회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후 두 번째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길엔 긴장감이 돌았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직후 5.18 기념식장을 찾았을 때는 한총련 대학생들이 노 대통령의 '굴욕 외교'를 규탄하는 기습 시위를 벌여, 노 대통령이 행사시간보다 늦게 뒷문으로 출입해야 하는 불상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광주를 찾기 전날인 17일 밤 부시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이라크 파병과 관련, "국민을 설득하고 국내적인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말해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한 뒤라 긴장감이 흐르기란 이번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이번 5.18 기념식은 노무현 대통령이 복권한 후 첫 외부 행사다. 또 이 자리엔 한나라당 박근혜, 민주당 한화갑, 열린우리당 신기남,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 등 각 당 대표도 참석, 이들과 처음으로 조우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5.18 기념식장 앞 두 집회, '노사모' vs '이라크 파병 철회'**

결론부터 말하면, 이날 행사는 별탈 없이 무사히 끝났다. 그러나 기념식이 거행된 5.18 묘역 입구에서 열린 두 집회는 이날 긴장감의 실체를 보여주는 듯 했다.

이날 행사장 입구 도로 우측엔 광주.전남지역 노사모 회원 50여명이 노란색 풍선, 프래카드 등을 들고 노 대통령을 기다렸다. 이들은 행사가 끝나고 노 대통령 일행을 태운 차량이 빠져 나가자 손을 흔들고 노 대통령을 연호하면서 환호했다.

반면 길 건너편에선 광주.전남지역 이라크 파병반대 국민행동 회원 등 50여명이 "이라크 파병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전쟁 반대" "파병 철회" 등 요구사항을 담은 피켓 등을 들고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대통령 일행을 배웅한 셈이다.

광주 곳곳에서도 이같은 광경이 목격됐다. 광주공항에서 5.18 묘역으로 가는 길엔 광주 노사모에서 걸어놓은 "광주는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합니다"라는 프래카드와 노란 풍선이 눈에 띄었다.

반면 5.18 묘역으로 들어가는 길 양측 가로등엔 "이라크 전쟁 반대" "이라크 파병 철회" "오월 정신 계승"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 등 문구가 적힌 만장이 걸려 있었다.

***盧 "촛불시위, 5.18 있었기에 가능"**

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지난 3월 저는 전국의 밤을 환하게 밝혔던 촛불시위를 TV를 통해 지켜보았다"면서 "선진 민주국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평화적이고 질서정연한 모습은 저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었고, 이는 바로 5.18 광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불의를 용납하지 않되 민주적인 행동 또한 포기하지 않았던 5.18 광주의 자랑스런 전통이 우리 국민의 가슴 속에 살아 숨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탄핵규탄 촛불시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노 대통령은 "5.18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 누가 민주주의를 외칠 자격이 있는지를 온 몸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특히 광주에서 시작된 민주화의 불꽃은 87년 6월항쟁을 거쳐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마침내 시민참여혁명, 참여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노 대통령은 "5.18은 독재에 대한 시민의 저항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과거 군사독재 정권들이 장기집권을 위해서 또는 장기집권의 결과로서 호남을 따돌리고 국민을 지역으로 갈라치고 이간질해 분열시킨 반역적 범죄행위에 대한 저항이기도 했고 이것은 정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분열을 극복하는 일이야말로 우리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이제 화합과 상생의 시대를 열어야 하며,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명실상부한 통합의 길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통합된 힘으로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고치고, 성숙한 민주주의 시대, 평화와 번영이 함께하는 동북아 시대를 앞장서 열어나가자"면서 "이것이 (바로) 5.18이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숙제이자 5.18의 숭고한 뜻을 완성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기념식을 마치고 노 대통령은 정종기 5.18 국립묘지관리소장의 안내를 받으면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해 사살된 박현숙(당시 여고3년)양과 전재수(당시 초등학교 4년)군의 묘에 들러 사망 경위에 대해 듣기도 했다. 이어 5.18 및 민주화운동 희생자 3백80여개 영정이 안치된 유영보관소를 참배한 뒤 상경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