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30억원을 내놓겠다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검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10년간 친정살이를 하면서 모은 알토란같은 내 돈"이라고 30여분간 울면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괴자금'의 출처에 대해 '잡아떼기'로 일관해오던 전씨 일가가 '읍소'로 방식을 바꾼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순자씨, "1백30억원은 땅 사서 만든 알토란 같은 내 돈"**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1백30억원의 자금에 대해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20억원이 포함돼 있는 것 아니냐"며 "남편의 추징금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자신의 재산 형성 과정을 설명하며 "1백30억원을 대납하겠다"고 울면서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또한 검찰이 전씨와 관련된 2백6억원을 추적하고 있음을 감안, 나머지 76억원도 친인척들과 협의해 추징금으로 대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즉 자신의 개인 재산이므로 법적인 책임은 없으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추징금을 대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83년 재산 신고시 40억원이 있었는데 그 돈은 남편 돈이 아니라 자신이 패물 등을 팔아 이태원에 땅을 사서 만든 자신의 돈이라는 것이다. 이순자씨는 그후 당시 청와대 김모 비서관에게 관리를 맡겼는데 남편이 기업에서 받은 돈과 섞여서 아버지인 이규동씨에게 갔으며 이씨가 작고한 뒤 1백6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검찰은 전하고 있다.
이씨는 "현재 1백2억원을 채권 등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28억원은 주변에 흩어져 있는데 지금이라도 당장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두환 그동안 "내친익척 재산 50억 안넘는다" 주장**
하지만 이같은 이씨 주장은 그녀가 70년대 부동산업계에서 유명한 '복부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설득력이 부족한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전두환씨는 그동안 법원에서 "내 수중의 돈은 29만1천원이 전부"라고 주장하는 한편, 자신의 일가친척이 보유한 재산도 통털어 50억원을 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 추적결과 이미 이순자 1백30억, 전씨 차남 이재용 1백67억원의 괴자금 등 도합 2백97억원이 발견됐으며, 검찰은 이밖에 전씨 처남 이창석씨와 장남 전재국씨 등에 대해서도 자금추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전씨 주장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
***검찰, 전두환 비자금 추적 가속화**
검찰은 총 2백6억원의 '괴자금' 중 20억원이 지난 96년 서울지검에서 추적하던 채권 20억원과 연결돼 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전씨 비자금 추적을 확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표가 5년밖에 보존이 안되고, 전씨 비자금 의심 자금이 측근이나 친.인척들을 거치면서 엉킨 실타래처럼 흐름이 복잡해져 있고, 전씨의 처가쪽이 원래 재력가 였던 점으로 인해 추적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재용씨의 괴자금 1백67억원 중 74여억원이 추적중인 전씨 비자금과 연결돼 있다는 흔적을 포착하는 등 2천억원대로 추정되는 전체 비자금의 완전한 추적은 어려워도 상당 부분 실체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검찰이 과연 얼마나 많은 비자금을 밝혀낼 수 있을지와, 더 많은 비자금이 발견됐을 때 전씨측에서 어떤 자세로 대응할 지도 관심사다.
게다가 전씨는 법원에 "전 재산이 29만원"이라고 신고하는 등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고, 검찰의 전씨 비자금 수사가 국민적 여론을 등에 엎고 있는 데다, 검찰 스스로도 "10년 동안 추적중이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강한 수사 의지를 밝히고 있어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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